차세대반도체인 64MD램이 국내에서 시제품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잇달아 발표한 이 쾌거는 그 선후에 관계없이 양사에 경하할
일이며 함께 이 사업에 참여한 금성일렉트론에서도 곧 좋은 소식이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제품화에 대한 공식적 검증이 남아있고 아직도
해결해야할 기술적 문제가 있어 시제품개발이 세계최초라고 단정하기엔
성급한 면이 있지만 적어도 이 부문에서 반도체선진국과 어깨를 겨룰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는 64MD램개발이 국책사업으로서 TDX사업(전전자교환기)성공에 이은
개가라는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TDX사업도 한국전기통신공사
한국전기통신연구소및 관련업체들이 힘을 합쳐서 무모하다시피한 도전을
성공시킨것이다. 이번 64MD램개발사업도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가
총괄기관으로서 89년4월부터 반도체3사와 막대한 개발비를 함께 부담하면서
이룩해낸 일이라는 점이 값지다. 그러므로 업체의 영광에 가리워져 있는
ETRI의 노고에도 축하를 보내고 싶다.

우리에겐 지금 과학기술수준을 선진7개국수준으로 도약시키려는
G7프로젝트가 있다. 너무 야심적인 11개주요목표를 달성시켜야 하는
G7계획도 TDX나 64MD램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반도체기술수준에서 비록 한 부문에서이긴 하지만 선진국과의 시차를
일거에 해소시킨 일이 우리가 용기를 낼수 있는 좋은 본보기라고 할수있다.
주요무기는 역시 공동개발이다.

G7프로젝트 11개과제중 1번과제가 바로 초고집적반도체개발이다.
96년까지 연구개발비 5,540억원을 들여 256MD램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반도체를 새로운 산업의 쌀이라고 하듯이 첨단산업에서의 그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64MD램시제품의 개발은 우리가 이의 4배인 차차세대반도체
256MD램의 개발자격을 획득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전제조건은 산학연의
협동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시제품개발발표에서 공을 다툰것은 유감스런 일이다.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협동연구를 해치는 일을 해선 안된다. 선진국들의
월등한 기술력이나 자금력에 맞서려면 우리로선 정부 업계 연구소 학계가
힘을 합쳐 대응하는수밖에 없다. 행여라도 자사우월의식이 앞으로의
공동연구개발에 금이 가게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G7계획은 벅찬
과업이다. 협동으로 이를 해낼수 있다는 자신감을 길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