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정한 여행원폐지계획서 제출시한이 25일로 다가옴에따라 대안을
놓고 고민해온 은행들은 "남녀단일호봉제"실시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지난5일 제일은행노사가 은행중 처음으로 단일호봉제를 실시키로
합의함에따라 다른 은행들도 이에따를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대부분 은행은 25일까지 노동부에 제출토록 돼있는
"여행원제도폐지계획서"에 "단일호봉제"와 "신인사제도"중 선택한다는 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단일호봉제쪽으로 상당히 기울고
있는게 사실이다.

조흥은행은 오는 10월중 여행원제도를 폐지키로 노사간에 상당한
의견접근을 본것으로 알려졌다. 상업 한일 서울신탁은행등도 시기는
결정치 못했지만 단일호봉실시쪽으로 노사협상을 진행중이다.

지방은행에서는 부산은행이 단일호봉실시방침을 굳혀가고있다.
이에따라 종합직과 일반직신설을 골자로한 이른바 "신인사제도"를
도입하려했던 일부은행도 대세를 거스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동조합연맹에서는 신인사제도는 이미 "물건너간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있다.

여행원제도폐지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사무직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대외적으로 다른 생산직까지 급속히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내부적으론 여행원제도를 실시중인
29개은행에서 8만여명의 여직원이 임금이나 승진등에서 상당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단일호봉제실시에 따른 문제도 많다. 현재의 여행원을 전원
행원으로 전직시키려면 대형은행의 경우 당장 5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게 그 첫번째다.

제일은행에서는 이 문제를 노사간의 양보로 절충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여행원을 행원으로 10월부터 전직시키되 임금차이분을 인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들면 지난해기준 여행원 6호봉(경력6년차)은 본봉이 20만5천2백원이고
남자행원6호봉은 23만8천2백원이다. 경력을 인정해 행원으로 전직시키려면
3만3천원을 인상해줘야만한다.

이 부담을 덜어주기위해 금액이 비슷한 남자행원호봉인 3(20만4백원)
4(21만3천원)호봉으로 전직한다는 것이다.

당장은 여행원들이 손해를 보지만 단일호봉실시를 위한 과도기적 현상으로
노조는 인정하고있다.

단 올해부터 신규채용하는 여직원은 남자와 같은 호봉으로 대우한다는
것이다.

남자직원들의 불만도 해결해야될 문제이다. 현재도 인사적체가 심한
마당에 여성들까지 끼여들면 경쟁이 치열해질수밖에 없기때문이다.

은행측은 신규채용때 같은 임금을 줄바에는 노동의 질이 "우수"하다고
보는 남자들을 더 선호할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남녀차별을 없앤다는 명분에는 노사모두
공감하고있다.

사회적 분위기가 남녀평등추세로 흐르는만큼 고통을 감내하면서 일찍 이를
구현한다는것에 이의를 달지못하고있는 것이다.

결국 남녀단일호봉제는 3~4년의 과도기를 거치면서 은행권에 굳건히
뿌리내릴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