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밀 감시를 위해 개발된 양산형 초소형 군집위성이 우주 궤도에 오른다. 정부는 2027년까지 총 11대의 위성을 쏘아 올려 위성 군집을 형성한다는 계획이다.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KAIST가 개발한 국내 최초 양산형 초소형 군집위성인 ‘네온샛 1호’는 24일 오전 7시8분(한국시간)께 발사될 예정이다. 총 11기로 구성될 예정인 초소형 군집위성은 한반도와 주변 해역을 감시하고 재난·재해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네온샛은 ‘제2의 스페이스X’로 불리는 민간 로켓 기업 로캣랩의 ‘일렉트론’ 발사체에 실렸다. 국내 위성이 로켓랩을 이용하는 첫 사례다.네온샛은 발사 후 50분 뒤인 오전 7시58분에 로켓과 분리되고, 4시간24분 뒤인 오전 11시32분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상국과 교신할 예정이다. 네온샛은 100㎏ 이하 경량으로 설계됐다. 저전력·저비용 개념을 적용했으며 3년 임무 수명을 고려한 상용 부품을 사용해 비용을 크게 낮췄다.위성엔 지상 500㎞ 궤도에서 흑백으로는 1m, 컬러로는 4m 크기 물체를 분간할 수 있는 광학카메라를 장착했다. 과기정통부는 군집 운용을 통해 한반도 전역의 모자이크 영상 획득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기 위성으로는 특정 지역만 관측하거나 궤도를 따라 특정 시간에만 영상을 촬영할 수 있지만 군집 운용을 하면 지상을 연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2026년과 2027년에 각각 5대를 발사해 총 11대의 위성을 군집 형태로 운영할 방침이다.위성 크기를 줄인 것은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중대형 위성은 대당 수천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초소형 위성으로 군집을 형성하면 개발비와 발사비가 확 줄
우리는 나날이 늙어가는 3만달러 국가에서 살고 있다. 인력도, 기업도, 산업도 원숙을 넘어선 노쇠의 굴레에 빠졌다. 최첨단 반도체조차 대규모 설비와 경직적 고용이라는 무거운 사슬에 묶여 있다. 연간 10조원 적자가 나도 감원이 불가능하다. 국내 최대 조선사는 외국인 근로자들 없이 돌아갈 수 없는 구조다. 모처럼 찾아온 호황에 매출 10조원을 올리고도 영업이익은 고작 3000억원에 그친다. 지금이 피크라고 하니 앞이 캄캄하다.지난 20여 년간 눈부신 성장과 확장을 거듭해온 대기업과 금융사들은 어느새 관료주의적 무사안일에 젖었다. 일부 대기업의 주말 임원 근무는 일종의 극약처방이다. 넉넉한 연봉과 복지 혜택을 누리면서도 성장과 혁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고 솔선수범하지 못한 데 따른 질책이다. “첨단 디지털 시대에 농업적 근면성을 요구한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혁신 부재를 임원들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하지만 다들 오늘 하루를 편하게 때우는 데 급급한 것은 아닌지 자문해볼 일이다.주 52시간제로 대표되는 노동 과보호와 워라밸의 범람, 해외 경쟁 기업들의 거센 견제와 추격 속에서 산업과 기업의 경쟁력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의 상징처럼 돼버린 사과 값과 건설 비용이 동시에 치솟은 연유가 있다. 경제 전반에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찌든 탓이다. 권력 이동이나 정치 퇴행보다 훨씬 심각한 변화다.우리 사회에는 멀리 내다보는 사람들, 혁신을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회사, 고객, 환자야 어떻게 되든 말든 한 줌 기득권에 집착하고 미래의 일보다 눈앞의 현세적 이익에 더 촉각을 곤두세운다. 미래
상하이 푸둥지구에 있는 첨단 과학기술단지인 창장하이테크는 중국 반도체산업의 ‘심장’으로 불린다. 최고급 주택단지를 지나자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 본사와 파운드리 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와 함께 ‘반도체 원조’로 통하는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서 일하다 2000년 SMIC를 세운 장루징 회장은 2021년 이곳에 89억달러(약 12조원)를 투자했다.SMIC는 이곳에서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과 바이두, 텐센트, 샤오미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칩을 생산하고 있다.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올리겠다고 선언한 중국 정부는 SMIC 등 중국 파운드리 3사의 파운드리 라인을 올해까지 31개 증설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생산능력 기준 중국의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2026년 26%로 대만(44%)에 이어 2위에 오를 전망이다. 일단 질(質) 대신 양(量)을 앞세워 미국의 반도체 제재 장벽을 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파운드리 기술 격차 1년 이내로국유기업인 SMIC의 실체는 거의 알려진 게 없다. 기술 탈취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도체 자립화를 추진하고 있을 것이란 추측만 난무할 뿐이다. 고성능 AI칩 등 5㎚(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미세공정에 필수 장비인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SMIC에 마지막으로 들어간 게 2020년이다. 10나노 이하 공정은 꿈도 못 꾸게 하겠다는 미국의 ‘절명수(絶命手)’였다.하지만 SMIC는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과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5나노급 칩을 조만간 양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에 짓고 있는 300㎜ 웨이퍼 라인이 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