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선생암살범 안두희씨(75)는 "범행직전 당시 이승만대통령으로부
터 백범저격을 암시하는 듯한 말을 들었다"고 진술, "이 대통령이 백범암
살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안씨는 23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한 농가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백범
암살 6일전인 지난 49년 6월20일 경무대 대통령집무실로 불려가 이 대통령
으로부터 `신성모국방장관에게 얘기 많이 들었다. 높은 사람들이 시키는대
로 잘하라''는 격려를 받았다"고 밝혔다.

안씨는 이어 "당시 포병소위였던 나에게 `높은 사람''이란 장은산포병사령
관 채병덕육군참모총장 신성모국방장관등 군지휘계통을 의미한다"면서 "장
사령관으로부터는 백범을 암살하라는 직접지시와 함께 협박을 받았다"고 증
언했다.

안씨의 이같은 자백이 임의성을 가질 경우 그 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역사
적 진실''의 실체가 드러나게 됐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
가 되고 있다. [동아일보 9월24일자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