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신발산업이 일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 신발업체
의 하나인 (주)삼화마저 본사가 들어 있는 범일공장을 폐쇄해 업계 관계
자들과 노동자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지난 2월께부터 한두달씩 임금지급 등을 늦춰온 이 회사의 밀
린 임금이 2백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2천5백여 노동자 가운데 적어
도 1천5백여명은 일자리를 잃게 되는데다 그 여파가 2백여개 하청업체 노
동자 2천여명에게도 미치게 돼 대량 실직·체불사태가 불가피하게 됐다.

회사쪽이 밝힌 체불임금 규모는 현재 근무중인 노동자들의 퇴직금까
지 합쳐 범일공장만 1백40억원, 금사공장 29억원 등 모두 1백69억원에 이
른다. 그러나 전체 밀린 임금은 노동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두달치 해고수
당까지 더하면 2백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회사쪽은 또 범일공장 노동자 2천5백여명 가운데 금사공장 운동화 생
산공정에 9백명, 증설될 장화 생산공정에 2백~3백여명을 흡수할 수 있다
고 밝히고 있으나, 폐업에 대한 불안 심리와 출퇴근 거리가 멀어 옮겨가
지 못할 노동자들이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여 퇴직자는 1천5백~2천여명
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회사는 1931년 일본인이 설립한 고무공장을 58년 고 김지태씨가
인수하면서 대표적인 지역업체로 커왔으나, 미국에 세운 현지법인에서 대
규모 부실채권이 발생해 79년 은행관리로 넘어가면서 사세가 기울기 시작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