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순환동향은 일정기간에 각 경제주체가 벌어들인 소득이 소비와 투자에
얼마나 쓰이고 여기서 남은 돈이 어떤형태로 금융시장에 흘러들어가 어떻게
공급됐는지를 알아보는 통계다.

2.4분기자금순환동향의 특징은 기업의 부족자금규모가 6조5천3백20억원
으로 작년같은기간(6조6천억원)이나 직전분기(9조2천억원)보다 축소됐다는
점이다. 기업은 대체로 벌어들인 돈보다 많은 투자를 하기때문에 자금부족
주체다. 2.4분기에는 설비투자증가율이 4.3%로 작년 같은기간(14.7%)의
3분의1에도 못미치는 부진을 보여 상대적으로 부족자금규모가 작아진
것이다.

기업과 달리 개인부문은 소득의 일부를 지출하고 나머지는 저축하는
자금잉여주체다. 2.4분기에는 민간소비증가율이 7.0%로
작년같은기간(9.3%)보다 낮아지는등 소비지출이 둔화돼 상대적으로 저축한
돈의 규모가 늘었다. 2.4분기 개인의 잉여자금은 4조4천억원으로
전년동기(2조8천억원)의 배에 가까웠다.

이로인해 개인의 기업부족자금보전율은 68.1%였다. 이는 작년같은기간
(42.5%)이나 전분기(53.9%)보다 큰폭으로 높아진것이다. 기업의
부족자금을 가계에서 메워주는 자금융통이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는 경기가 둔화됐음을 뜻하는 것이기도하다.

개인들이 남는 돈을 금융기관을 통해 굴린 개인의 금융자산운용규모는
2.4분기중 10조58억원(순증기준)이었다. 이는 전년동기의 8조5천억원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개인의 금융자산운용을 형태별로 나눠보면 신탁 보험등
제2금융권(비통화금융기관)비중이 높아졌고 주식 기업어음등
유가증권비중은 낮아진게 특징이다. 2.4분기중 개인의 비통화금융기관을
통한 자산운용규모는 순증기준으로 6조2천3백49억원에 달했다.

반면 개인의 유가증권운용규모는 1조5천1백17억원으로 전체운용규모의
15.1%를 차지,1.4분기에 비해 그비중이 19.3%포인트 낮아졌다. 주식과
기업어음보유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기업의 외부자금조달규모는 2.4분기중 10조5천억원(증감액기준)으로
전년동기(9조9천억원)보다 늘었으나 1.4분기(11조7천억원)보다는 작은
규모다. 부족자금이 감소한데 따른것이다.

외부자금조달패턴을 보면 은행등을 이용한 간접금융비중이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간접금융은 5조9천8백48억원으로 전체 조달금액의 57.1%였다.
이는 작년 같은기간의 62.1%보다 낮은것이나 직전분기의 37.1%보다는 훨씬
높다. 반면 회사채 주식및 기업어음등을 통한 직접금융비중은 23.4%로
1.4분기(48.9%)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주식시장이 나빠 공개나
유상증자에 엄두를 못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