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이탈리아가 16일 파운드화와 리라화를 유럽환율조정체제(ERM)
로부터 잠정 철수키로 함으로써 유럽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이같은 유럽통화제도(EMS)위기는 선진국간 경제협조체제의 붕괴를
초래,전세계적인 경제위기로까지 파급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있다.

또 이번 사태로 EMS는 79년 창설된이래 최대위기를 맞게됐으며
금융시장혼란을 막기위해 87년이후 처음으로 EMS자체를 재조정해야 될
가능성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EC중앙은행총재들은 이같은 사태진전에 따라 이날밤 긴급EC금융위원회를
소집,영국과 이탈리아의 ERM잠정탈퇴를 승인하고 스페인 페세타화를 5%
평가절하키로 하는등 조기사태수습에 나섰다.

중앙은행총재들은 회의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영국 파운드화와 이리라화가
가능한한 조기에 ERM에 복귀할것을 촉구한다"고 말하고 EC국가들은 모두
"EMS가 유럽의 경제안정과 번영의 핵심요소라는데 공감을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EMS자체에 대한 불신감과
시장통합이후 정치.경제통합의 실현가능성에 대한 회의를 가져와 20일로
예정된 프랑스의 마스트리히트조약 국민투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은 이날 파운드화가 투매현상으로 EMS가 정한 하루 환율변동폭(
2.5%)하한치까지 떨어지자 기준대출금리를 10%에서 12%로 인상한다고
발표,파운드화가치부양을 시도했다. 하룻동안 수차례에 걸쳐 15%까지
인상했다가 2차인상분이 취소된 영국의 전격적인 금리인상조치에도
불구하고 파운드화가치하락이 멈춰지지 않자 영국은 파운드화가 안정될
때까지 ERM에서 잠정 탈퇴한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도 리라화의 투매현상으로 가치방어에 실패,영국과 함께
ERM탈퇴를 선택했다.

영파운드화는 ERM잠정탈퇴 발표직후 뉴욕외환시장에서 1.7900달러에
거래돼 개장가 1.8475달러에 비해 3.1%,전날 폐장가보다 3.8%가 떨어졌다.

16일 이탈리아에서는 달러화에 대한 리라화의 가치가 전날폐장가
1,180.85달러에서 1,219.50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

미달러가치는 17일 영국의 ERM탈퇴에 영향을 받아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동경환시에서 달러는 엔화에 대해 전날보다 0.48엔이 오른 달러당
1백24.78엔을 기록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외환거래업자들이 불안한 유럽통화대신 안전한 피난처인
달러를 집중매입해 이처럼 달러가치가 올랐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주요 증시의 주가는 등락이 엇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16일 런던증시의 파이낸셜타임스 1백주가지수는 영국의 금리인상발표직후
80포인트(약3.5%)나 폭락했으나 이어 나온 ERM탈퇴선언으로 오름세로
급반전됐다.

ERM탈퇴는 파운드화평가절하효과를 내 결과적으로 영국수출이 활기를
띨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전날보다 8.3포인트 오른 2,378.3에 마감됐다.

파리증시는 영국의 ERM탈퇴로 독일이 금리를 내릴것이라는 기대감으로
CAC40주가지수가 23.63포인트(1.5%)가 올랐다.

그러나 독일과 미국증시의 주가는 기술적인 요인에 의해 소폭 내렸다.

동경증시는 17일 유럽통화제도붕괴우려로 일경평균주가가 처음에는
떨어졌으나 후장에 주가하락에 따른 반발매수가 일어 1백71.82엔(0.96%)이
오른 1만8천1백16.52엔에 폐장됐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