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금리인하로 일단 진정될 것으로 기대되던 유럽의 통화불안이
영국의 금리인상과 영파운드화의 유럽통화제도(EMS)내 환율조정체계(ERM)로
부터의 잠정탈퇴 발표로 불과 사흘만에 걷잡을수 없는 혼란으로 발전했으며
이를 계기로 유럽에 심각한 통화위기가 닥쳤다.

지난 14일 단행된 독일의 금리인하와 이리라화의 7% 평가절하조치가 많은
나라의 기대와 예상을 깨고 유럽환시장을 더 큰 혼란에 빠지게 만든 까닭은
다음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 독일은 좀더 일찍 인하했어야 옳았다.
EC회원국과 미국등의 끈질긴 인하요구를 독일은 너무 늦게,그것도 마지못해
수용했다. 둘째. 폭이 너무 작았다. 독일은 지난 7월17일 일거에 0.
75% 인상했던 중앙은행재할인률을 이번에 0.5%만 도로 내렸으며
"분데스방크"통화정책의 또다른 중심지표인 채권담보대출,즉
롬바르트금리는 고작 0.25% 인하에 그쳤다. 세번째는 영파운드화 환율을
이리라화와 동시에 조정하지 않은 점이었다. 파운드화도 절하했더라면
탈퇴까지는 안갔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파운드는 ERM의 변동폭 2. 25%를
넘어 제한없이 유동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상은 단지 이번 위기의 근인일뿐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곤경에
처해 있는 유럽경제와 미.일등 세계전반의 경기침체에 있다. 독일이
통일비용부담과 구동독경제 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것 못지 않게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등 여타 유럽국가들도 1%안팎의 저성장과 10%의 높은
실업율,불어나는 재정적자등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 터에 회복가망도
불투명하다. 독일에 주도된 고금리조류속에 성장전망은 계속 하향조정되고
있다. 게다가 오는 20일의 프랑스 국민투표는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켜주고
있다.

유럽통화위기는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EC자체는 물론 오는
19일 워싱턴의 G7재무장관회담과 뒤이어 있을 국제통화기금(IMF)연차총회
에서 모종의 수습방안을 모색하게될 것이다. 독일의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현재로서는 가장 소망스럽지만 쉽게 응할것 같지 않다. 영국의 금리인상에
이어 스웨덴이 중앙은행의 대민간은행 단기자금 한계금리를 2차에 걸쳐
물경 500%로 올리는등 초고금리에 호소하기 시작한데다 ERM의 전면정지
내지 새로운 통화조정 필요성이 대두되는등 사태가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유럽통화불안이 장기화하면 세계경제에 엄청난 파장이 올 것이다. 우리는
발생 가능한 모든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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