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붉은 무명 커튼아래,비좁고 드높은 침대,날짐승 털을 다져넣고,거위
솜털베개로 둥글게 부푼 침대,땀과 향내와 가축냄새와 소스의 탕기로 김이
나는 오늘 하루의 종착역인 침대... 이윽고 젊은 부부는 여기로 온다.
그들은 이 깊은 새털 속에 파묻힌다... 그들 사이엔 어둠속의 투쟁이
있을것이다"
이것이 "신혼부부의 침실"이다. 완벽한 합궁과 평화로운 이해만이 깃들인
사랑의 보금자리는 아무도 침범할수 없는 성역이다. 여자를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오랫동안 남자에게 있어 여자란 섹스요. 타자였다.
남자가 규정짓는 존재에 불과했다. 심지어 프로이트는 "해부학적 구조는
운명"이라고 단언하기까지 했다. 여성심리의 핵심은 한마디로
남근숭배사상에 있다는 주장도 폈다. 여기에서 오매불망 율리시즈를
기다리는 페넬로페의 순정도 나오고,복종을 미덕으로 삼은 여성다움의
전형도 싹터났다. 하지만 세상엔 강한 여성들도 많았다. 영국과 맞서
오를레앙의 포위망을 뚫은 잔 다르크와 16세기의 3만 스페인군사와 싸웠던
케노 하셀레이어와 그의 여전사들... I.R.A의 여자 게릴라와 항독
레지스탕트,남성들과 함께 싸워 조국을 지킨 이스라엘 여성들의 경우도
과연 "약한 자의 이름"으로 부를수 있을 것인가. 세상은 암컷과 수컷의
결합에서 시작되었다. 창세기 에덴동산이 그것을 밑받침한다. 그러나
최근 오스트리아의 한 여성해방 저서는 "남성을 단두대에 보내자"고 기세를
올렸다. 빈 대학 교수인 체릴 베르나르트와 에디트 슐라퍼등은 "우리가
없었다면 너희들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책을 펴내어 독일 학계에 큰
"파문"을 던졌다는 소식이다.

물론 "우리"는 여성이고 "너희"는 남성을 가리킨다. 숫제 남성을 적으로
돌리고,이성과 양심의 이름으로 처형할 것을 주장한다. 나열된 남성의
죄목은 파렴치한에 가까웠다. 그쪽에선 지금 한창 찬반양론이 분분한
모양이다.

자칫하면 핵전쟁보다 무서운 "남과 여의 전쟁"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사랑스런 반쪽"이 아니라 타도해야만 할 적이라면 남녀관계의 재정립이
불가피하고,그렇게 된다면 앞으로의 인류사는 새로 써나가야 할것 같다.
남녀양성은 대립이 아니라 서로의 조화와 협력관계 위에서 최고의 가치를
발견하는게 옳다. 별난 맹렬여성들도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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