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드디어 금리를 인하했다. 독일연방은행은 14일 유럽공동체(EC)
12개회원국의 재무장관및 중앙은행총재들로 구성된 EC통화위원회가 하루전
브뤼셀에서 합의한대로 재할인율을 비롯한 주요금리의 인하조치를
단행했다. 이와 함께 유럽통화제도(EMS)내의 환율조정조치도 실현되어
이탈리아 리라화가 여타 회원국통화에 대해 7% 평가절하되었다.

이 두가지 조치는 서로 연관이 없지 않으나 함축하고 있는 의미에는 큰
차이가 있다. 우선 이번 조치는 독.이 두나라가 불과 1주일전의
강경입장을 누구러뜨려 상호 극적인 합의를 봄으로써 가능했다.
이탈리아는 같은 멤버들이 지난5일 영국의 휴양도시 배스에서 가진
비공식회동에서 독일의 고금리정책이 리라화 약세의 중대한 요인가운데
하나라면서 독일의 금리인하를 요구한바 있다. 그러나 당시 독일은 금리를
"추가인상하진 않겠다"고 응수했었는데 브뤼셀회의에서 인하쪽으로 입장을
급선회함에 따라 일괄타결의 길이 트인것이다.

그러나 초점은 역시 독일의 금리인하다. EC회원국들은 말할것 없고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국가들이 독일의 결정을 크게 환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독일은 그동안 엄청난 통독비용지출과 그로 인한 인플레위험을 구실로
미일과는 정반대의 고금리정책을 고집해왔다. 미국의 재할인금리가
지난6월 3%로 인하된데 이어 일본이 7월하순 3.25%로 인하조정한것과는
거꾸로 독일은 7월17일 8.75%로 0.75%를더 올린바 있다. 독일의
이같은 고금리정책으로 달러화의 대마르크화 환율이 전후 최저수준으로
폭락하는등 국제통화가치불안이 조성되었음은 물론 경기회복에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다. 특히 유럽국가들은 자국의 통화가치안정을 위해 덩달아
고금리정책을 써야할 처지에 있다.

독일의 이번 조치를 통독이후 일관되게 추구해온 고금리정책의 포기로
볼수는 없다. 인하의 폭을 보거나 시기적으로 아직 그렇게 말하기에는
이르다. 다만 이번결정이 서방 선진7개국 즉,G7협조체제복원에 하나의
중요한 계기가 되고 독일이 세계경기회복을 위한 저금리대열에 동참하는
시발점이 될는지 모른다는 기대는 가져볼만 하다.

G7 재무장관들은 그렇지 않아도 오는 19일 미워싱턴에 모여
"성장중시정책에 의한 세계경기회복"을 핵심의제로 올려 독일의 금리인하를
거듭 촉구할 참이었는데,이번 조치를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추가인하를 요구할것 같다. 일본에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은 지난달말
경기부양조치때 추가적인 금리인하설이 나돌다가 무산된바 있다.

오는 20일 실시될 프랑스의 마스트리트조약비준을 위한 국민투표도 독일
금리인하의 중요한 배경이다. 투표결과는 전혀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만에 하나 부결되는 날이면 유럽통합노력에 엄청난 파장이 닥치고 독일에도
이롭지 못할 것이다. 뒤늦게나마 독일이 그점을 깨달아 EC와 G7의
협조체제강화에 기여한다면 세계경제를 위해 다행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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