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력의 바탕은 기술력이다. 국력의 지표로 흔히 지적되는 경제력이나
군사력도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허상에 불과한 것이 될뿐이다.
오늘의 국제관계가 기술경쟁의 장으로 특징지어지는 것은 이러한
소이에서다.

외국과의 기술경쟁에서 이기는 길은 기술자립에 있다. 그러나 한국의
기술개발력이나 기술수준은 미국 일본등 선진국들에 비해 너무나 낙후되어
있다. 그것은 곧 우리의 대외기술 의존도와 종속성이 높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애로를 타개하는 방법은 외국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거나
기업들 스스로가 기술개발에 나서는 것이다. 지금의 국제현실로는
외국으로부터의 기술 전수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 통상장벽
이상으로 높아져 가는 것이 기술장벽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유일한
탈출구는 자체기술개발에 있을수 밖에 없다.

기업들이 막대한 연구개발투자와 노력을 기울여 자체기술을 확립하고
제품의 국산화에 이른다고 하더라도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던져주는 것만은
아니다. 외국에서 수입해오던 첨단기술제품을 천신만고끝에 국산화시킨
기업들이 선진 외국제품들의 덤핑공세와 국내수요업체들의 국산제품
불신으로 도산을 면치 못하거나 불실화된 사례를 보아 왔다.

기술개발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그러한 희생을 보상해 줄만큼 정부의
기술개발지원대책도 확고한 것이 아니다. 기술개발효과는 단기간에
기대될수 없는 것이 특성인데도 단기금융을 위주로한 금융지원책이나
기술개발비의 세제상 혜택만으로는 기술개발투자의 유인책이 될수 없다.

그런데도 정책당국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기업이 이윤추구에만 급급할 뿐
기술개발투자 의욕이 없다고 질책을 하기만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어느
기업이 기술개발이라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투자를 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될것인지 의심스럽다.

그러한 국내외적인 악조건에서도 기술자립화의 의지를 갖고 산업기술의
국산화를 이룩하는데 고군분투하는 기업이나 연구집단 개인들의 쾌거를
십분이나마 격려 고무하라는 뜻에서 출범한 것이 한국경제신문사가 제정한
"다산기술상"이다. 거기에는 물론 한국의 기술입국을 일찍이 주창한 다산
정약용의 선각자적 혜안을 기리고 계승하자는 의지도 담겨 있다. 조선조
후기 서구의 기술문명이 한국에 전파되어 오던 시기를 살았던 다산은
생산증대로 나라의 부강을 이룩하는 길은 민간산업부문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관이 수공업자들과 함께 기술개발에
앞장서고 수공업자가 자기 전문분야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경우에는
표창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에 첫 수상의 영예를 안은 다산기술대상의 제철전기콘트롤
기술연구소나 다산기술상의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마이크로제품개발센터와
덕산금속 김윤근씨등의 기술개발의지도 다산의 그것에 합치된다는 점에서
이 상의 의의를 더욱 깊게 한다. 이 상의 출범이 기업이나 기술인들로
하여금 기술개발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기술입국의 선도역을 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활력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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