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민영화계획이 초기부터 차질을 빚고있다. 보수파의 저항이
만만치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쿠데타1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개혁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민영화에 두겠다고 밝혔다.

가격자유화실시 8개월이 지난 현재 인플레율이 연간2,000%에 육박하고
연말에는 실업자만 400만명에 달할것으로 예상되는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민영화작업을 서두를수 밖에 없게된 것은 민영화의
성공없이는 경제개혁정책 전반이 실패하리라는 우려때문이다.

정부보조금에 의존해 운영돼 온 수천개의 공장 국영상점 국영농장의
민영화없이는 개혁정책이 물거품이 될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옐친대통령은 연초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지급을 중단하고 파산하는
기업은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수강경파세력들이 생산량의 격감과 대량실업으로 인한
사회혼란을 이유로 반발하고 나서자 당초 계획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옐친대통령이 내달부터 시행할 민영화계획의 골자는 1억5,000만명에
달하는 러시아국민에게 앞으로 민영화될 국영기업체의 주식과 교환할수
있는 액면가 1만루블의 바우처(증표)를 분배한다는 것이다.

이 민영화증권은 소유자간에 자유로운 매매가 가능하며 또 정부나 민간에
의해 설립되는 기업이 주권과 바꿀수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민영화작업의 최대의 적은 군산복합체세력. 이번
계획에서도 안보와 관련된 핵발전소 군수공장 정유시설 광산
삼림개발업등은 민영화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러시아기업의 3분의1이상이 군수관련 기업임을 고려하면
민영화대상기업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로 옐친대통령의 민영화계획이 발표되자 대다수 국민들은 환영한 반면
군산복합체세력과 보수강경파가 주도하고 있는 최고의회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시민들은 이번 정책은 옐친정부가
시행한 정책중 가장 잘된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기득권상실을 우려하고있는 군산복합체 집단과 최고회의가
민영화계획의 백지화를 요구하며 맞서고있다.

민영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국영기업에 근무하던 상당수 근로자들의
실직이 불가피하며 경쟁에서 낙후되는 기업은 도산하리라는 우려때문이다.

어쨌든 국영기업의 민영화는 옐친에게는 피할수없는 선택이다.
개혁파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나 시장경제로의 완성을 위해서도 불가피하다.

민영화의 대안은 없다. 국영기업들이 정부보조금에 의존하는한
경제악화는 막을수없다. 재정적자폭은 계속 악화될것이며 인플레는 더욱
극심해질것이다.

그럼에도 오는10월부터 착수될 민영화작업이 예정대로 실행될것인지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시장경제에 아직 적응이 안된 정부나 기업인들이 민영화를 수행할
노하우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미 모스크바에는 보수파와 옐친을 반대하는 급진개혁파간의 제휴설까지
나돌고 있다.

보수파주도의 최고회의는 이달중 회기를 소집,개혁정책의 실패를 이유로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있다.

민영화작업을 둘러싼 보혁대결이 또한번 예상된다. 어쩌면 개혁정책
성공의 분기점이 될 민영화를 옐친대통령이 어떻게 풀어갈지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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