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행정부의 대대만 F-16전투기 판매허용 결정으로 서방 군수업체간에
아시아 무기시장 쟁탈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탈냉전분위기로 판로가 끊겨 적자에 허덕이고있는 군수업체들이
아시아국가들의 군비확충 경쟁을 틈타 첨단무기를 아시아에 쏟아부을
기세다.

부시행정부의 F-16 판매허용결정이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국제무기시장은 이제 정치적 고려에서 탈피,순수
상업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만큼 아시아가 무기판매시장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 대만이 도입할 전투기 기종선정은 다른 동남아국가들에만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아시아시장을 둘러싼 서방 군수업체간의 판매전은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무기시장은 그간 선진 군수업체들의 각축장이었다. 총도입액
1백20억달러에 달하는 대만의 차세대 전투기도입을 놓고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러시아등이 물밑 4파전을 벌여왔다. 특히 프랑스는 미국의
판매금지를 틈타 대만과 1백20대의 미라주 2000-
5전투기(72억달러)판매협상을 거의 마무리짓는 단계에 도달했었다.
이번 부시정부의 결정으로 프랑스도 공개적으로 대대만 전투기 판매협상에
나설것이 확실하다.

서방국가들이 정치적 입장을 무시한채 무기판매에 적극 나서는 것은 자국
군수산업을 회생시키기위한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군수산업계는 95년까지 50만명이상을 감원해야할 만큼 극심한
불황에 휩싸여있다. 지난해 항공산업분야에서만 총종업원의 8%인
10만6천명이 직장을 잃기도했다.

5천 6천개의 대소군수업체가 존재하고있는 프랑스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
국내방위비 감축으로 정부 주문량이 줄어든데다 국제 판매경쟁에서도
번번이 패배,수출실적이 저조한 형편이다. 특히 수출용으로 개발한 미라주
2000-5기는 현재까지 한대도 팔리지 않고있다.

벨기에는 10년전 방위산업 종사자들이 6만8천명이었으나 지금은
약3분의1이 줄어든 2만5천명에 불과하다. 이같은 상황은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등 대부분의 서방국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서방 군수업체들이 판로를 아시아쪽으로 돌리는 이유는 이지역의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아시아각국이 독자방위체제마련에 나서고있기 때문이다.

구소련의 붕괴,필리핀 주둔 미군의 철수등으로 아시아지역에 힘의
공백기가 시작되자 아시아 군사강국인 중국과 일본이 안보주도권 싸움에
나서고있다. 일본의 PKO(평화유지활동)에 의한 캄보디아파병,남사군도를
둘러싼 중국과 인근동남아국간의 알력등도 아시아정세를 불안케하는
요소이다.

이같은 상황에 위협을 느낀 아시아각국들은 세계 무기시장에서 최첨단
무기를 마구잡이식으로 사들이고있다.

실제로 지난해 아시아지역은 중동을 따돌리고 세계 최대 무기수입시장으로
부상했다. 스웨덴의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작년 아시아국가들이 구입한
무기는 중동국가의 도입액을 웃돌아 세계전체 교역량의 34%에 달했다고
밝혔다.

아시아지역의 무기구입 상황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은 현재 소련제
수호이전투기 24대도입을 서두르고있는 외에도 미그29전투기 80여대의
매입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또한 우크라이나로부터 항공모함을 도입하는등 해군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이에대해 대만은 잠수함(네덜란드)전폭기(이스라엘)대함포시스템(미국)
프리깃함 16척(프랑스)등을 구입한데 이어 러시아와 전함 미사일등의
도입계약을 추진중이다.

싱가포르는 공군력을 계속 증강하고 있으며 올해안으로 F-16전투기 11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아시아지역 최대 무기 구입국인 인도는 프랑스로부터 미라주2000전투기
60대,제트기 1백여대 도입을 서두르고 있으며 러시아와 미그29전투기
T72MI전차의 공동생산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도 말레이시아가 올초 영국으로부터 프리깃함 2척,프랑스에서
고성능미사일등을 사들였으며 태국은 작년 미국에서 F16전투기
8대,C130수송기 4대를 각각 들여왔다.

서방군수업체의 불황타개노력과 아시아의 정세불안이 맞물려 일고있는
아시아군비경쟁은 아시아지역을 또다른 화약고로 변화시킬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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