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7월 대형상사를 포함,60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일본무역대표단이
북한을 다녀왔다. 일본정부와 업계의 대북한 무역협력창구인 일조무역회와
업계단체인 동아시아무역연구회가 주축을 이루었다.

일본의 이같은 대규모대북한사절단파견은 일조무역회가 지난55년
설립된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끌고있다.

이 사절단은 방북기간동안북측 고위관계자들과만나<>두만강유역개발계획
적극참여<>북한자원의 개발수입<>임가공사업확대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노무라증권 도쿄은행 마루베니 닛쇼이와이등 16개기업이
두만강유역개발계획참여를 겨냥해 "북동아시아경제위원회"를 결성했다.

북한과 일본사이에 국교수립을 위한 협상이 한창인 가운데 "북한시장
선점"을 향한 일본기업들의 발걸음이 부쩍 잦아지고있다. 최근
두드러지고있는 일본업계의 움직임은 과거 일본과 북한간 경제교류가
재일조총련계기업이 주축을 이루는 이른바 "조조경협"에서
순수일본기업들이 적극 참여하는 "조일경협"패턴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우선 일본의 급격한 대북한수출증가에서 확인된다. 일본의
대북수출은 지난해 2억2천4백만달러로 한해전보다 27.3%나 늘어난데이어
올상반기중에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 많은 1억1천5백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83년 3억2천7백만달러로까지 늘었다가 90년에는 1억7천5백만달러로
절반가까운 수준으로 줄어든것과 비교하면 주목되는 "상황"이다.

과거 조총련계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온 대북교역에
순수일본계기업들이 적극 가세하고있는데 따른 현상이다. 더욱 주목을
끄는 것은 이중 상당수가 북한에서 "개발수입"형태로 재수입된다는 점이다.
직물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올상반기중 일본이 북한에 내다판 직물 1천2백만달러어치가운데 97.9%가
제품으로 만들어져 다시 역수입되고있다.

투자진출도 활발하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조총련계기업을 중심으로
1백여건의 대북합영투자가 이루어졌었으나 올들어서는 신일본산업
동경마루이치상사등 1백개가까운 일본계기업이 투자진출했거나 투자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종합상사들의 움직임은 더욱 주목거리이다. 일본상사들은 지난84년
북한정부가 8백억엔에 이르는 대일채무 변제불능을 선언한 이후 직접적인
대북교역을 자제해왔으나 최근 북한.일수교협상의 진전과 더불어
북한시장진출에 재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토추 미쓰비시 미쓰이
닛쇼이와이 마루베니등 대형상사들은 본사에 특별팀을 구성,대북교역및
투자확대를 위한 전략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미쓰비시상사 서울지점의 최문호이사는 "현재 북한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있으며 북한.일수교가 타결되는 즉시 북한내에 지점을 개설할
준비를 하고있다"면서 "이를위해 우선 서울지점이 관할하는 평양사무소등의
개설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최이사는 또 "중국의 연변조선족자치주에 신발합작공장을 세워 북한시장에
우회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있다"고 덧붙였다.

마루베니측은 이에비해 보다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마루베니
서울지점의 마쓰모토다카시 기획부차장은 "대북미회수채권문제가
해결되기전까지는 대북투자는 물론 직접적인 북한과의 교역도 자제한다는게
기본입장"이라면서 "북한.일수교이후에도 당분간은 북한에 먼저
투자하기보다는 석탄등 광물자원의 개발수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다.

"열리는 북한시장"을 겨냥한 일본기업들의 움직임은 확실히
두드러지고있다. 이는 북한.일수교문제가 타결될 경우 일본이 북한측에
제공할 것이 확실시되는 40억~1백억달러의 "배상금"이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라는 문제와도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도멘 서울지점의 모모세 다다시 지점장은 "일본정부가 북한에 제공하는
배상금은 산업플랜트 소비재수출등의 현물형태로 지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일본상사들은 "이에따라 예상되는 북한특수를 공략하기위한
대책마련에 이미 나선 상태"라고 귀띔한다.

최근 나타나고있는 일본기업들의 일련의 움직임은 일본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환일본해경제권"결성움직임과 관련해서도 주목거리이다.
일본의 대북배상금은 자국기업들의 북한시장진출을 위한 직접적인 "무기"로
연결될 뿐아니라 두만강유역개발등 북한이 추진하는 대외합작프로젝트에
일본기업들이 우리기업들보다 앞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역시 경계의
대상이 아닐수 없다.

무역진흥공사는 최근의 한 보고서에서 향후 북한시장을 놓고 한국과
일본간 경쟁이 가장 첨예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로<>무연탄 철강등
자원개발<>대륙붕등 유전개발<>가전 기계 관광개발등 합작투자<>철도 도로
항만하역시설등 사회간접자본<>어업등을 꼽고 이에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핵"문제등에 걸려 우리기업들이 대북투자진출은 커녕 북한기업인들과의
접촉마저 자유롭지못한 상태에서 일본기업들은 차근차근 대북진출을
늘려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북한경제의 대일예속화를 우려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공의 김영신북방협력과장은 "한일정부간 협상등을 통해 일본의
대북배상자금사용때 한일기업간 컨소시엄형태등으로 우리기업들이 참여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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