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계의 감량경영 자구경영이 본격화되고있다.

과당경쟁과 경기침체의 여파로 최악의 판매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의류업계가 앞으로의 경기회복을 기다리면서 살아남기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올해초 신한인터내쇼날의 도산이후 대미실업의
부도,논노및 협진양행의 법정관리신청이 잇따르고 다른 기업의 연쇄부도가
우려되는등 위기감이 계속 증폭되고 있는가운데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불황극복을 위해 폭넓게 확산되고있는 움직임은 불실브랜드의 폐지다.
88년이후 90년까지 의류시장이 달아올랐던 시절 브랜드가짓수 늘리기에
바빴던 기업들이 늘어나는 재고 판매관리비용부담을 견디지못해 이제
브랜드축소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제일모직이 올들어 숙녀복브랜드인 로질라,신사복 랑방,스포츠의류
세르지오타키나,캐주얼의류 작스에 이어 추동시즌부터 수입의류인
베네통영업을 포기했다. 이 회사는 중저가신사복이 퇴조추세를 보이면서
브룩스힐의 폐지도 검토하고있다.

반도패션은 캐주얼의류 포맥스및 캠퍼스플래그,골프의류
레이크랜드,숙녀복 까랑드리에 에랑스 샤레르에 이어 최근 도입브랜드인
제이프레스를 없앴다. 대신 신사복 마에스트로,캐주얼 티피코시및
벤추라,숙녀복 로제등을 주력브랜드로 선정,영업력을 집중시키기로 했다.

성도어패럴은 톰보이 퍼즐 에트르 팜므드시떼등 4개브랜드를 더톰보이로
통합하고 금경은 이브생로랑브랜드의 여성내의영업을 중단했다.

논노는 18개브랜드중 판매가 부진하고 기존의 자사브랜드와 특성차이가
없는 찰스타운 베스트팀등 6개브랜드를 줄이고 있으며 2 3개브랜드의
추가폐지도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브랜드축소는 매출액의 30%를 웃도는 판촉비 유통관리비
광고비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것이다. 숙녀복업체인신원의 유은상상무는
"신규브랜드 1개를 개발하는데는 최소 1백억원이상의 초기투자가 요구되며
기존브랜드를 유지하는데 드는 판매관리비용은 연간 30억 40억원에 이른다.
지금처럼 출하량대비 정상가판매율이 30%선,가격인하판매까지 포함해
제시즌에 팔리는게 50%안팎에 그치고있는 부진속에서 다브랜드전략은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밝힌다.

업계는 또 생산물량도 적극 줄여나가고 있다. 계속된 판매부진으로
엄청난 재고가 쌓이고 이에따른 자금부담을 벗어나기위해 덤핑판매를
반복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위한 것이다.

에스에스패션은 올해 추동신사복물량을 지난해보다 10% 줄어든 50만벌만
공급하고있다. 캐주얼의류도 다운류(오리털의류)를 20% 줄이기로 한것을
비롯 전체적으로 5%가량 감축할 계획이다.

제일모직은 작년수준에서 동결시킨 32만벌로 잡고있으며 반도패션은
37만벌,코오롱상사는 31만벌,캠브리지멤버스는 14만벌로 지난해보다 5 10%
줄였다.

이들은 내년춘하물량도 동결 또는 축소를 예정하고 있다. 반도패션이
올해 22만벌에서 내년 17만벌수준으로 줄이고 에스에스패션 제일모직은
각각 26만벌 17만5천벌로 지난해 수준에서 묶을 계획이다.

숙녀복및 캐주얼의류의 경우 유림 대현 신원 서광 라산실업등
주요업체들이 대부분 반응생산체제를 도입,공급물량축소를 통해 재고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종전에는 시즌별 생산물량을 미리 책정,대량으로
공급했으나 이제는 판매현황을 봐가며 공급물량을 조절해 가능한한 재고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보유부동산의 매각을 통해 경영난을 타개하고있는 기업도 많다.

세계물산은 대구 달서공장의 대지 5천8백50평 건물 3천8백평을 78억여원에
최근 매각,부채상환에 쓰기로 했다. 신사.숙녀복판매부진으로 자금난을
겪고있는 유화도 부산 동래의 보유대지 1천60평을 30억5천만원에 팔아
부채를 갚기로 했다.

삼도물산은 지난 6월 서울 등촌동 삼도전자 카오디오공장을 60억원에
매각한데 이어 소규모 보유부동산의 추가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며
다운의류생산업체인 원림은 성남공장 대지 5천평,건물 2천평을 팔려고
내놓았다.

법정관리신청중인 논노도 자구노력에 나서 서초동사옥,방배동
제2사옥,홍제동상가,이천공장등 대부분의 부동산을 팔기로 했다.
협진양행은 계열사인 한일산업을,한창은 부산공장부지의 매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논노는 9월말 계열사인 논노상사,스페이스리서치,논노익스프레스등
3개회사를 하나로 합병키로 했다. 지난3월 법정관리신청이래 관리부문을
통합함으로써 계열사를 포함한 48명의 임원중 30명이 퇴진하고 3천여명의
직원이 현재 2천명수준으로 줄었다. 이달말의 기구개편을 통해 관리부서의
인원을 또한차례 대규모 감축하고 생산및 영업부문에 모든 힘을 쏟기로
했다.

"의류업계의 취약성은 한 시즌의 장사만 망쳐도 심한 자금압박을 받아
경영난을 겪을수밖에 없다는데 있다. 판매부진이 2년째 계속되고 있어
대기업계열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전문업체들은 한계상황에 놓여있다.
업계가 기대하고 있는 내년하반기의 의류경기회복때까지 어떻게 살아남느냐
하는것이 최대의 과제다"허동 유림부사장의 말이다.

<추창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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