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도 이른바 3D기피현상바람이 확산,의사지망생인 수련의들이 외과
산부인과등 24시간 응급대기와 힘든수술로 시달려야하는 전문의과정 지원을
꺼리고있다. 더욱이 개업한 외과전문의들도 입원실을 아예 없애버리거나
내과 소아과등 수술없이 간단한 치료만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추세를
보이고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4 5년전까지만해도 최우수학생들의 등용문으로
인식되던 외과전문의 수련과정이 80년대후반부터는 인기최하위
진료과목으로 전락,모집인원을 가까스로 메워가고 있는실정이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해말 레지던트선발에서 대학수석졸업생을 비롯
2,3위학생들이 모두 안과에 지원한 반면 일반외과 산부인과에는 지원이
극히 저조했다.

또 연세대세브란스병원도 졸업생들이 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
성형외과등에만 몰리고 일반외과지원은 꺼리는 바람에 2,3지망으로 지원한
학생들로 일반외과모집인원을 겨우 채우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미 외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개업한 의사들도 소아과 내과등으로
주진료과목을 바꾸거나 입원실을 없애고 힘들고 위험부담이 따르는 수술을
꺼리는 현상이 급격히 늘고있다.

외과학회가 지난해 5월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병원간판에 외과전문의만을 내건 곳은 전체의 26%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대부분 다른 진료과와 병행표기하거나 아예 외과진료표시를 빼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수술환자가 이들병원을 찾을경우 직접 수술하는 의사는 18%에 그치고
나머지는 종합병원등으로 떠넘겨 수술환자의 종합병원집중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따라 외과학회에 소속된 외과전문개업의중 47%가 개복술이상의
대수술을 한달에 단한번도 하지않으며 수술을 한다해도 5번이하에 그쳐
"외과전문의"라는 이름을 무색케했다.

의합협회의 정진택연구원은 "수술이 필수적인 외과 산부인과병원중
입원실이 전혀 없는곳이 각각 28%,19%에 달하고있다"며 "이는 지난90년
조사때보다 각각 2%,6%포인트씩 늘어난 수치로 해가 갈수록 제구실을
못하는 외과나 산부인과가 늘고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과전문의로 개업한지 20여년이 됐다는 최모씨는 "한때는 입원실을
10개이상 갖춘적도 있지만 지금은 모두 없애고 감기등 가벼운 치료만 하고
있다"며 "병실이 있었던 1 3층까지를 사무실로 임대하고나니 수입도 많고
수술로 인한 골치아픈 의료사고에서 해방돼 훨씬 편하다"고 털어놓았다.

연세대세브란스병원의 김충배교수는 "일을 통한 성취감이나
사회적기여보다 편하게 벌고 여가시간을 되도록 많이 즐기려는 잘못된
풍조가 의료계에까지 침범했다"며 "의료보험제 실시이후 의료수가가 낮아
병원운영이 어려워진 것도 큰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노혜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