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안정을 바라는 안팎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24일 금리인하유도와
주식수요기반의 확충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증시안정대책이 발표되었다.
지난 89년 4월부터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여 장기적인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기회있을 때마다 증시안정대책의 필요성이 논의되었으며
실제로 89년말에는 이른바 "12.12증시부양조치"가 취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주가는 450선을 위협하고 있으며 오늘 또다른
증시안정대책을 듣게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어제 발표된 "증시안정을 위한 종합대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하기에 앞서 이번 증시안정대책이 과연 필요했는지,그리고
필요했다면 제때에 마련된 것인지를 먼저 따져봐야할 필요가 있다. 증시는
기업이 일반투자자들에게서 필요한 자금을 직접 조달하는 금융시장으로서
자본주의경제가 발달됨에 따라 일반투자자의 참여가 늘어나고 증시규모가
커졌다. 이에따라 증시는 다른 금융시장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자금을
순환시킬 뿐만아니라 실물경제동향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를 반영하여
실물경제 자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러므로 주식투자를
하건말건,또는 증시관계자이건 아니건 증시안정과 건전한 육성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다만 증시안정대책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당초의 기대했던 효과를 얻지못했다고 생각되기 때문으로 대책의 내용과
시기의 적합성을 둘러싼 방법론상의 의견이 다르기 때문이다.

증시동향은 자본주의경제의 다른 시장들과 마찬가지로 수요공급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된다. 수요와 공급 양측이 모두 이익을 얻기위해
이용가능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예측과 현재의 의사결정을 하게된다. 따라서 이들의 의사결정과 예측에는
복잡한 현대경제의 많은 요인들이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이처럼 복잡하고 많은 변수들을 안고있는 증시안정을 정부정책으로
이루는것이 쉽지않으며 상황판단을 잘못한 경우에는 오히려 큰 부작용을
일으키게 된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번의
증시안정대책을 검토할때 가장 걱정되는것은 어떻게 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투자심리를 안정시킬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번 증시안정대책의 핵심은 신탁계정과 보험회사,그리고 연.기금의
여유자금을 동원하여 주식투자를 하고 증시안정기금을 추가조성하여
주식수요기반을 확충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발적인 투자가 아니기 때문에
주식투자로 손실을 보는 경우 책임문제가 생기게 되며 해당 금융기관의
자금사정악화에 따른 부작용을걱정하지 않을수 없다.

또한 탄력적인 통화운용과 시중금리 인하유도를 통해 실물경제의 회복을
촉진하고 이를통해 증시부양을 기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이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통화공급량이 부족해서 실물경제가
침체된 것이 아니며 금리가 높은 것도 실물경제의 악화에 따른 결과일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이른바 "3저호황"때 시중금리가 상대적으로 지금보다
안정되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는 호황에 따른 결과이지 싼금리가 호황의
원인이라고 볼수는 없다.

따라서 경제여건이 나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가 일시적으로 낮아졌다고
여유자금이 불확실한 주식투자로 몰릴 가능성은 작다. 그렇다고 조급하게
극단적인 처방으로 증시회복을 서두를수도 없으므로 정책당국의 재량권은
극히 좁다고 할수있다.

지금의 증시상황은 분명히 기업의 내재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저평가되어 있으며 연말까지 주가지수가 500 600선을 유지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지금의 주가수준을 올리려고
애쓰기보다는 투자심리의 위축에 따른 주가하락을 방지하는 쪽에 대책의
비중이 실려야 한다고 본다.

특히 연말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투자자의 심리불안에 따른 주가하락을
최대한 막아야겠다. 그렇지 못할경우 선거를 앞둔 정치권과 여론의 거센
압력에 의해 또다른 극약처방이 있을수 있으며 이에따른 엄청난 부담을
떠안을수 있기 때문이다.

증시안정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경제의 다른 부문에 미치는 악영향을
무시한채 밀어붙여서는 안된다. 이미 지난 몇햇동안 수십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자금이 증시안정을 위해 투입되었다. 그럼에도 증시침체는
계속되고 있으며 자금투입에 따른 경제적 부담만 남긴채 큰손들만 이익을
챙겼다. 증권회사들도 정부지원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고객이익보호와
서비스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증시호황때 엄청난 성장을 한뒤
어려운 시기에 정부지원만 기대해서는 책임을 다했다고 할수 있는가.

증시안정을 위해서는 경제안정과 산업경쟁력 회복이라는 장기과제가
해결되어야하나 오늘 당장 살아남아야 하는 단기대책도 무시할수 없다.
문제는 단기대책이 효력을 발휘할수 있도록 증시관계자들이 실천을
하지않고 정부의 증시대책만 소리높여 요구하고 있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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