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4일 발표한 증시안정대책중 가장 "확실"하게 증시로 자금을
끌어오는 방안은 은행신탁계정과 보험사의 주식매입유도로 꼽히고있다.
이번대책의 직접적인 효과를 내는 핵심으로 볼수있다.

이 방안은 앞으로 6개월간 한시적으로 ?은행신탁계정 수탁고증가분의 25%
?보험사 보험수지차의 20%를 매달 주식투자하도록 행정지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할 경우 앞으로 6개월간 은행신탁계정에서
약1조5천억원,보험수지차에서 약7천억원이 조성된다. 이 두가지만 합해도
2조2천억원이란 자금이 "자동적"으로 증시에 들어온다는 계산이다.

금융기관에 대한 재무부의 행정지도는 이를 어길경우 한은의
자금지원,점포신설,증자등에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따라서 이 돈은


좋든싫든 증시로 유입될수밖에 없을것으로 보여진다.

수요확대방안중 연.기금의 주식투자유도는 재무부의 통제밖에 있다.
증안기금을 5천억원 추가조성하겠다는 것도 그중 3천6백억원을 상장법인의
공개나 증자를 전제로 한다. 신탁계정과 보험사의 주식매입이 가장
핵심적인 방안으로 꼽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이 두 방안을 가장 유효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6개월간 자동유입되는 "2조2천억원"이 그 자체규모는 많지않다해도
일반투자자들의 자금을 증시로 끌어오는 유수(펌프트라이밍)역할은 충분히
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재무부가 은행에 증시회생의 핵심역할을 맡긴 것은 증시가 좋던 시절에
증자등을 통해 가장많은 혜택을 보았기때문에 어려운 때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과연 재무부가 추정한대로 신탁계정에서 1조5천억원,보험사에서
7천억원의 주식매입효과가 제대로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먼저 은행신탁계정을 보면 재무부가 제시한 "1조5천억원"은 다소 무리가
따르는 규모라는 지적이다.

재무부의 계산은 은행신탁계정이 올들어서만 8조2천억원(10일현재)가량
늘어 매달 1조원이상씩 증가했다는데서 출발한다. 올들어 신탁 순증액은
시중은행 6조5천억원,특수은행 1조2천억원,지방은행 2천5백억원,외국은행
1천6백억원이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6개월간 6조원이상이 신탁으로 들어올
것이고 이중 25%를 주식투자에 쓰게하면 그 규모가 매달 2천5백억원씩
1조5천억원은 충분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신탁상품중에서도 현재 주식투자가 가능한 것은 개발신탁
일반불특정신탁 적립식신탁등 확정배당부상품뿐이다. 가계신탁 연금신탁등
전체 신탁의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실적배당상품은 매일매일의
배당률(수익)을 산출하는 것이 불가능해 주식편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은행가에선 이런 이유때문에 이번 조치를 "현실성 없는 정책"으로까지
몰아붙이고 있다.

주식투자가 가능한 확정배당부상품의 경우 올들어 순증분은
약4조5천억원이다. 한달평균 7천억원꼴이므로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해도 신탁계정의 한달평균 주식매입가능금액은 이중 25%인
1천7백50억원이 된다. 6개월을 모아도 1조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1조원"도 신탁상품증가세가 계속 이어진다는 보장이 있을때만
가능하다. 은행의 신탁운용담당자들은 "고수익상품으로 인식된
은행신탁상품에 주식을 많이 편입시킬경우 지금같은 상황에서 "고수익"을
올리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주식시장이 빠른시일내 호전되지 않으면
신탁상품의 수신규모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신탁수신증가액이 줄어들면 그만큼 주식매입여력도 줄어 "1조원"의 매입은
어렵다는 계산이다.

보험사의 보험수지차중 20%를 주식을 매입토록 한다는 것도
재무부생각대로 "7천억원"은 힘들다는게 보험업계의 지적이다.

올들어 보험수지차는 7월말현재 3조9천억원으로 월평균 5천5백억원이다.

재무부가 제시한 7천억원은 월평균 수지차를 지금까지보다 높은
5천8백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한것이다. 그러나 하반기들어 보험수지차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여서 이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은행신탁과 보험자산의 주식투자비율을 이처럼 대폭 상향조정할경우
정부의 통화관리에도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현재 통화관리를 위해 발행하는 통화채의 상당부분을
은행신탁이나 보험사에 떠안기고 있다. 기업금전신탁같은 상품의 경우
실제로 신탁자산의 70%이상을 통화채 매입에 운용하고 있음에도 한은에서는
통화관리를 위해 90%이상 운용하라고 주문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탁상품의 주식편입비율을 높이면 이들상품의 통화채매입여력이 줄어들게
된다. 이경우 한은은 통화채를 다른 부문에 인수시키거나 아니면
발행자체를 다시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증시부양때문에
통화를 풀수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이번 조치는 통화관리는 물론 은행이나 보험사의 대출기능도 위축시킬
것으로 지적된다. 최근들어 통화관리를 이유로 은행들이 대출규모를 크게
줄여나가는 마당에 신탁자금의 주식매입비율을 높이면 기업들의 대출문턱은
더욱 높아질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증시부양을 위해 각 금융기관이 고통을 분담한다는데는 이의가 없으나
이과정에서 금융시장의 왜곡이 초래되지않을까하는 지적도 있다.

<육동인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