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가 개방체제속에서 국제경쟁에 낙오되지않고 살아남는 길은
넉넉지않은 자원의 약점을 커버하는 고도의 기술로 고부가가치를 낳는
고질제품을 생산해내는 산업구조조정,즉 산업고도화를 시급히 이룩하는
것이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원동력 구실을 하는것이 제조업의
연구개발(R&D)이다.

이는 연구개발에 대한 정부나 민간기업의 열의와 투자가 경제의 발전을
좌우하는 바로미터임을 말한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연구개발투자에
투입된 돈이 기업의 접대비및 광고선전비로 지출된 돈의 8. 8%에 불과한
적은 금액이라면 경제의 고도화나 발전은 어떻게 되겠는가.

이는 다름아니라 국내 2만5,900여개 기업을 모집단으로하여 한은이 조사한
"91년기업경영분석"에서 밝혀진 사실이기에 이는 한심스러움이 지나쳐
충격까지 느끼게 하는 것이다. 한은의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의 국내
제조업체들이 접대비 광고선전비로 지출한 돈은 2조2,132억원이었으며 이에
반해 연구개발비로 지출된 돈은 접대비 광고선전비의 1할에도 못미치는
1,947억원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개발비는 매출액의 0. 1%에 불과한 미미한 금액으로서 매출액
대비 4 5% 수준에 이르고 있는 미국 일본의 연구개발투자비에 비하면
얼마나 우리기업들의 연구개발노력이 저조한 것인가를 잘 말해주고있다.

한편 이같은 경상연구개발비의 감소도는 불경기가 확산되기 시작한
90년부터 해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는것이 문제다. 접대비 광고선전비의
9. 8%수준이었던 89년의 연구개발비는 90년에는 접대비 광고선전비의 6.
8%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최근의 우리산업경쟁력 약화현상이
연구개발투자의 감소에 기인하고 있음을 입증하고있다.

그러나 연구개발에 대한 기업 열의와 투자의 감소는 경제침체의 장기화로
입은 타격 때문에 우리기업들이 장기적 성격인 연구개발에 투자할
자금여유가 없음을 말하고있고 경제의 불확실성이 그러한 연구개발투자의
저해를 조장하고 있다고 볼수 있다. 어쨌든 명백한것은 제조업이
연구개발에 인색하면서도 기술혁신에 의한 생산성신장을 바란다는것은
연목구어같은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리기업들이 경쟁력강화를 바란다면 지금까지의 연구개발전략의
180도전환이 필요하다. 이에 덧붙여 본란은 불확실성을 감소시켜주는
정부차원의 국가적 연구개발지원도 필요하다는것을 아울러 강조하고자
한다.

***** 제2금융권의 신용보증기금 강제출연 *****

정부는 단자 보험 리스 종금등 이른바 제2금융권으로 하여금
대기업대출액의 0. 2 - 0. 3%를 의무적으로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에 출연케 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한 있다.
만약 그런 방향으로 결론이 나면 관련법률을 정기국회에서 개정,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가 이런 착상을 하게된 비경은 이렇다. 이 두기금은 모두 담보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이런저런 용도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릴때 신용만 믿고 지급보증을 서주는 기관이다. 신보기금은
75년도,기술신보 기금은 89년봄부터 특별법에 의거,각각 설치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이 기금들이 요즈음 중소기업에 특히 세차게 몰아닥친 부도와
도산바람때문에 대신 물어주는 돈이 엄청나게 불어나 밑천을 추가조성할
방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얼마안가 보증업무를 중단해야할 상황에 있다.
지난 상반기중 신용보증기금의 대위변제규모는 1,622억원으로 작년한해의
1,947억원에 육박했으며 연말까지 4,5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발족한지
얼마 안되는 기술신용보증기금도 금년 상반기중 490억원의 대위변제액이
추가로 발생하여 사실상 신규보증을 중단한 상태이다.

의당 기금측에서는 기금확충을 요구했고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정부재정에
의한 추가출연을 요구했으나 새해 예산편성과정에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안보이자 결국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가령 신용보증기금이
2,500억원의 신규재정출연을 요청했지만 잠정결정된 금액은 250억원
정도라는 설명이다.

제2금융권의 신용보증기금 강제출연구상은 진작부터 기회있을때마다
거론되어 왔다. 중소기업지원정책의 일환으로 꼭 필요한 기금인데 바닥난
기금을 보충할 다른 뾰족한 방도가 없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하지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에는 문제가 있다. 설혹 직접 그 명목으로 징구하지는
않더라도 출연부담은 결국 대출기업에 전가되고 가뜩이나 무거운
금융비용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을 우려가 크다.

이 기금에는 현재 정부외에 은행들이 기업 대출금의 0. 3% 상당액을
신용보증 0. 17%,기술신용보증 0. 13% 비율로 출연하고 있다. 초기에는
그 비율이 0. 5%였다. 한편 은행들은 대개 출연금이상을 기금으로부터
대위변제명목으로 되돌려받고 있다.

손쉬운 방법이라고 덥석 취하기보다 정말 다른 방도는 없는지 좀더
연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