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식토식"이라면 쉽게 뜻이 손에 잡히지 않을는지 모른다. 물론
우리나라 말이 아니다. 그러나 "식"자를 호흡으로 읽으면 대강 그뜻이
떠오른다.

러시아의 볼트라닌부수상이 지난주 일본을 방문해 오키나와현 지사와의
회담에서 북한의 김일성체제가 바로 붕괴직전으로 "숨이차서 파랗게
질려있고 바로 토할것 같은 가뿐숨을 쉬고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신문들이 이 부수상의 말을 받아 이렇게 표현한것이다.

만약 미국의 관리나 한국의 신문들이 이런 표현을 했다면 이데올로기에
병든 착색표현이라고 펄쩍 뛰었을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 발언은 지난날
북한의 최대지원국을 이어 받은 러시아의 현직 고위관리가 공식석상에서
행한것. 일본의 언론역시 북한.일본간의 여러사정으로 보아 근거없는
과장표현을 했을것 같지 않다.

북한의 경제사정이 여간 어려운게 아닌 모양이다. 딱딱한 통계숫자를
들것도 없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내외 여행자들이나 압록강 두만강의
국경선 너머로 새어나오는 참소리들은 한결같이 북한경제의 밑바닥 사정을
호소하고있다. 김일성주석의 초호화판 80세 생일잔치로 이미 바닥이나 나
있는 외화사정은 더욱 악화되었고 연이은 흉작으로 양곡난은 연중
보릿고개로도 해결이 난 망이라는것. 주민들의 배급양식은 작년보다 25%로
중줄어들었고 공장의 기계들은 에너지부족으로 반이상이 낮잠을 자고
있다는 소식이다.

바로 이런 형편에 북한의 권력층은 최근 평양의 김일성대학에
"김정일학과"를,그리고 전국의 사범대학에 "친혁과"("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동지의 "혁"명역사학과)를 각각 신설,새 "큰별"의 우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한다. 소련붕괴이후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에서도 개인숭배는 이미 먼과거의 화석으로 변해버린 지금 오직 우리의
북쪽에서만 우상화 열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셈. 피골이 붙어버린 북한
주민들의 허기를 새로 생긴 김정일학과가 어떻게 채워 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유태인들은 구약에 등장하는 영명한 민족지도자 솔로몬왕도 그들민중에
의해 비판받는다고 자랑한다("소로몬왕과 시바의 여왕"이란 영화에도
이런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그들은 이스라엘의 건국 영웅 다얀장군이
대통령에 나서려 하자 단연코 "노"라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