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별1호"가 지구상공에 올려지는 순간을 지켜본 국민들은 다소간의
자긍심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과학기술이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별1호의 발사"는 한국과학기술발전사에 분명 하나의 획을 긋는
경사이다. 그러나 위성체의 제작및 발사자체가 우리가 갖고있는 첨단과학
산업기술을 동원한 "결집의 결과"는 아니다. 오히려 우주과학선진기술을
우리가 처음으로 소화.흡수하기 시작한 첫 출발이라고 평하는게 더
적절하다.

우리별1호의 개념정립 설계 제작등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인공위성연구센터는 10명의 연구원학생을
영국서리대에 파견했다. 이 연구학생들은 학위과정의 공부를 하면서
한편으로 우리별1호위성의 설계 제작 시험등에 참여했다.

위성체의 주요부분인 송신부 수신부를 비롯해 주컴퓨터 보조기억장치
보조컴퓨터 원격검침 원격명령 변복조 기계구조 자세제어 디지털신호처리
우주방사선검출 지구영상촬영 배선 충전전지검사부분등에 각각
한국학생들을 참여시켜 영국의 개발팀과 함께 일하도록 했다.

89년 5명의 한국학생을 서리대에 파견,이 대학이 개발하고 있던 "U.
SAT-5"제작에 참여함으로써 경험을 쌓고 위성기술을 습득토록했다. 그후
90년3월 유학생4명과 연구원2명을 추가파견해 우리별1호개발에
동참시킨것이다.

인공위성및 우주관련지식과 기술을 국내에서 취득하고 개발팀에 참가한
것이 아니고 서리대에서 일하면서 관련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방식을
취했다.

이는 우리가 택할수 있는 최상의 방식이다. 사실 국내의
우주과학기술분야의 인력 연구 산업등은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에 천문기상학분야 교육은 어느정도 역사가 있으나
우주과학은 아직 이렇다할 학과하나 없다. 부분적으로 항공학과에서
학생을 배출하고 있을 정도이다. 또 항공우주연구소가 대덕연구단지내에
있기는 하지만 이제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근무했던 과학두뇌가 국내에 약간 있지만 NASA같은 대규모조직에서 극히
제한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종합첨단과학인 우주과학에 대한
전반적이해에는 한계가 있다. 산업체는 국내전자통신산업 발전에 힘입어
반도체 통신지구국 중소형원형안테나원격검침분야등에 기술축적이 되어
있으나 이것이 첨단과학기술의 집합체인 위성체제작능력으로까지
이어지려면 기술수준이 더 향상돼야한다.

우리별1호와 같은 소형위성체는 "제품"이기보다는 "작품"으로 평가하는게
더 합당하다. 35 x35 x67 크기의 위성체에 고성능카메라 송수신기
전력장치 컴퓨터기능등을 갖추려면 고기능 초정밀도를 가진 소재 부품등을
능력있는 연구소나 기업등에 제작을 의뢰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새롭게 짜야한다.

이같은 특성때문에 우주과학을 "선도과학"이라고 부른다. 연구개발이
이뤄지면서 주변과학기술및 산업기술수준이 뒤따라 발전하기 때문이다.

일본이 실용화에 앞서있는 고화질TV기술도 그 뿌리가 천체관측용
망원경기술에서 나온것이다. 보다 먼곳의 우주공간을 살피기위해 망원경의
해상력을 높이려고 과학자들이 고안한 과학적지식이 뒤늦게 산업화의 길을
밟은것이다.

우리나라 전자 컴퓨터 반도체 통신산업이 우주산업을 지원하겠다기 보다
우주과학에서 얻어지는 각종결과을 어떻게 흡수,실용화로 연결시키면서 그
능력을 높여나갈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할것이다.

<강영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