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이 북미투자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체결에 합의함에따라 역내진출에 의한
교두보확보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금성사 삼성전자 대우전자등 가전3사가 이미 멕시코에 대규모현지공장을
세워 가동하고있는 것을 비롯 현대정공 현대전자 기아자동차 금성전선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투자진출했거나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또 섬유 신발 봉제의류등 중소기업들도 업계공동 또는 종합상사들과
제휴해 미국 멕시코등에 동반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등 "대미수출
활로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국내기업들이 NAFTA체제 출범과 관련,가장 우려하고있는 것은 역외국가에
대한 무역장벽의 강화이다. 현재 시장통합준비가 막바지에 이르러있는
EC(유럽공동체)의 예에서 보듯 역내국가간에는 관세철폐
비관세장벽완화등으로 상품이동을 자유롭게하는 대신 역외상품에 대해서는
진입기회를 가로막는 결과를 빚을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국내기업들은 이에따라 북미3국의 투자환경을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구체적인 투자진출계획을 세우고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것이 전자
섬유 철강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이다.

전자업계는 가전3사가 미국에 이어 멕시코로 투자영역을 넓히고있다.
국내전자업체로는 가장 먼저인 지난85년 미국 헌츠빌에 가전공장을 세웠던
금성사는 최근 멕시코의 멕시칼리에 연산45만대규모의 TV공장을 세웠다.
소니 히타치 도시바등 경쟁일본전자업체들이 인건비가 낮은 멕시코에
앞다투어 진출하고 있는데 따른 대응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멕시코의 티후아나에 1천1백만달러를 들여 TV공장을 세운뒤
아예 미국 록스베리공장을 문닫고 태국공장도 생산규모를 줄이기로 하는등
멕시코진출에 승부를 걸고있다.

대우전자도 멕시코 소노라주의 산루이스시에 1천만달러를 단독투자해
연산30만대규모의 TV공장을 건설,지난해11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대우는 또 소노라주정부와 교섭,10만평의 공장부지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냉장고 전자레인지 세탁기 PC모니터등의 생산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NAFTA에 따르는 원산지규정강화에 대비,부품업체와의 동반진출을 서둘러
추진하는 기업들도 나타나고있다.

대우전자는 컬러브라운관등을 생산하는 그룹계열 오리온전기를
소노라지역에 끌어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업계의 진출움직임도 가시화되고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미국과
캐나다에서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었고 기아자동차는 멕시코에
대규모승용차공장건설을 추진하고있다. 현대와 기아의경우
부품공급업체들의 동반진출도 아울러 검토하고있다.

섬유업계는 북미3국이 모든 생산단계에서 일정비율의
현지생산원자재사용을 의무화하는 "3중변형원산지규정"도입이
확실해짐에따라 업계공동으로 미국에 원사와 직물공장을 짓는 방안을
협의하고있다.

철강업계에서는 최근 풍산이 미국에 신동공장을 세웠고 부산파이프가
지난해의 미국공장인수에 이어 멕시코에도 공장을 신설키로 하는등
현지교두보 마련을 서두르고있다.

종합상사들도 북미내 교두보확대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현대종합상사가 최근 멕시코에 지사를 신설했고 (주)쌍용은 지난7월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김덕환사장주재로 미주지역블록미팅을 소집,중소기업과의
동반투자진출확대방안등을 중점 논의했다.

현대종합상사의 박원진상무는 "NAFTA체제의 출범은 이미 어느정도
예상됐던 일이나 최근 그 움직임이 부쩍 가시화되고있어 전면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해졌다"면서 "특히 NAFTA가 발효될경우의 원산지규정강화에
대응할수있는 투자진출확대가 절실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기업들의 경우는 대부분 NAFTA출범을 미리부터 예상,대응책을
마련해온데 비해 중소기업들은 대부분이 "속수무책"인 상황이어서
정부차원의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91년말 현재 미국에만 3백64건의 투자진출이 이루어져있지만 대부분
종합상사등 무역업체들의 현지법인이나 대기업들의 생산공장이 주종을
이루고있다. 신발 섬유 봉제등 노동집약형 업종의 중소기업들은 과테말라
도미니카 코스타리카등 카리브해연안의 임금이싼 국가들에 집중적으로
진출,대미우회수출기지로 활용하고있다. 특히 과테말라에 62건을
투자하고있는 것을 비롯 도미니카(36건)온두라스(14건)코스타리카(12건)
자메이카(9건)등에 대부분이 집중돼있다.

현재는 이들 국가들이 미국정부의 중남미경제활성화를 겨냥한
수출우대정책(CBI)의 지원을 받고있지만 NAFTA가 정식 발효될 경우
역외국가로서의 불이익이 예상되고있다.

무역진흥공사의 기현서미주과장은 "대부분 중소기업들은 정보부족과
자금난등으로 NAFTA출범에 대비한 준비를 제대로 못하고있는 형편"이라면서
"가뜩이나 수출경쟁력약화로 어려움에 빠져있는 중소기업들에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한다.

<이학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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