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지난 7일 오는 9월부터 아파트중도금대출을 중단하겠다고
해놓고 나흘만인 11일엔 다시 계속할 거라고 밝혔다.

주택은행만 바라보고 내집마련꿈에 부풀어있던 서민들은 왜 이런
"헤프닝"이 일어났는지 어리둥절해 있다.

주택은행의 "중도금중단"소동은 한마디로 대출여력이 바닥났기때문.

수요는 늘고있는데 빌려줄 돈이 없다는 것이다.

주택은행이 지난7월까지 대출한 돈은 1조4천6백12억원. 올해
예상액2조원의 73%나 소진됐다. 대출증가의 주인은 중도금대출수요가 크게
늘어난데 있다. 7월까지 아파트중도금용으로 나간돈이 5천8백28억원에
이를 정도이다. 연말까지는 중도금만 1조4백63억원에 달할 것으로
주택은행은 보고있다.

반면 7월말까지 예금으로 조성된 돈은 7천6백89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주택은행수신의 주종인 청약예금은 전년말보다 2천3백14억원이나 줄었다.
게다가 기존대출은 거의가 20년장기융자로 돼있다. 대출금회수가 크만큼
미미할수밖에 없다.

주택은행은 주택2백만호건설로 갑자기 끼어든 아파트중도금대출중단을
선언한 배경에는 이같은 사정이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중단선언"이 2만여명의 아파트당첨자를 볼모 잡았다는데
있다. 민원과 불만이 있따를수 밖에. 그래서 중도금대출을 지속한다고
"중단선언"을 번복한 것이다.

그러면 대출여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주택은행은 현재 얻어쓰는
콜금리(15 17%)와 주택자금대출이율(년11.5%)의 차이를 정부가 보전해
주든지,한은에 묶여있는 통화채등(7월말현재 8천5백억원)을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물론 한은이나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반응을 보이지않고
있다.

어쨌든 주택은행의 이번 헤프닝은 서민들의 가슴을 태우게 한게 사실이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주택금융의 신뢰도에 먹칠을한 것만은 분명하다.

<하영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