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내로라하는 증권사들이 대대적인 감량경영 정책에 나서고있다.
2년이상 계속되고있는 동경증시 주가 하락에 대처하기위한 고육책이다.

일본 증권사들이 추진하고있는 경영합리화 정책은 국내의 점포폐쇄
임금삭감 종업원해고등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하고있다.

올들어 일본의 14대증권사들이 폐쇄한 국내지점은 모두 63개. 이들은 또
15개의 해외지점을 철수시켰다.

지난1년간 일본증권사들은 약1만1천여명을 해고했다고 일본증권업협회는
밝히고있다. 더욱이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내년 신규채용 규모를 올해보다
40 60% 줄일 계획이다. 실질적인 감원조치인 셈이다.

이와함께 일본증권사들은 직원 임금에도 메스를 들이댔다. 신일본
코스모사는 10 20%의 임금삭감을 발표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다소의 정도
차이는 있지만 5 10% 수준에서 봉급을 줄일 계획이다.

일본증권사들의 감량정책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최대증권사인
노무라(야촌)의 경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노무라는 증시침체로 경영여건이 악화되자 지난달 부사장을 위원장으로한
"업무개혁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 위원회가 내린 최종 결론은 대대적인
영업망 축소및 인원 감축이었다. 기존의 비대한 조직및 인원으로는 악화된
경영환경에서 살아남을수 없다고 판단,마련한 처방이다.

노무라증권의 업무처리능력은 하루 30억주. 그러나 요즘 노무라가
취급하는 하루 거래량은 2억 3억주에 불과하다. 가용능력의 10분의1
수준에도 못미치고있다.

노무라는 경영합리화의 1차적인 방법으로 임원에게 지급되는 판공비
20%삭감,컴퓨터비용 절감,비정규사원에게 지급되는 급여 삭감등을
실시했다. 동경의 본사별관중 1층은 임대주인에게 반환하기로 했다.

이같은 대책이 미진하자 노무라는 더 강도높은 감량정책을 쓰고있다.

백화점내에 설립했던 4개 점포를 폐쇄했고 마침내는 인원에까지
메스를들이댔다. 올해 6백60명에 달했던 정규직신규채용 인원을 내년에는
4백50명으로 약32% 줄이기로했다. 사원의 자연감소효과를 얻자는
계산이다.

"일본증권계의 무적"노무라의 감량정책은 다른 중소 증권사에 비하면
그래도 너그러운 편이다.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거래수수료에 의존하고있는
중소증권사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신일본증권사는 사원의 약20%에 이르는 관리직 직원의 임금을 최고20%
삭감했다. 삼양증권은 오후7시이후의 잔업을 금지시켰고 임원에게
제공되던 자동차를 회수했다. 산종증권은 보유주식을 매입가의 60%로
팔아야하는 아픔을 겪어야했다.

이같은 일본증권사의 경영합리화 회오리바람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게
일본증권계의 하나같은 시각이다.

일본증권업협회는 현재 동경증시의 거래상황을 감안할때 가장 적절한
업계종사자수는 12만명이라고 추산한다. 하지만 지난6월말 현재
증권업협회소속 2백65개 증권사의 종업원수는 15만6천여명. 아직도
3만6천여명의 인원이 해고 망령에 시달려야 한다는 얘기다.

또다른 문제점은 동경증시 거래상황이 각 회사의 예상수준보다 훨씬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5월 일본의 각 증권사들은 올회계연도(92.4 93.3)중 동경증시의
하루거래대금을 3천5백억 5천억엔으로 잡았다. 이에따라 이번회계연도
경영전략을 세웠음은 물론이다.

이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지난3월이후 지금까지 하루 거래대금이
2천억엔 수준에 머물고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점을 들어 일본증권계의 합리화 작업은 더욱 거세어 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증권사와 증권사간,증권사와 은행간의 합병으로 인한
증권업계의 재편을 예고하기도한다.

<한우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