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학"은 교육부 발행의 교수요람에 나와 있는 어마어마한
미사여구와는 달리,알기 쉽게 말해서 입시용이다. 특히 한심한 것은
인문.사회계와 자연계의 지망은 수학으로 가름하게 되어있는 것이다.

고등학교의 진학상담교사는 첫째로 수학 성적이 좋으면 자연계,못하면
인문.사회계로 구별한다. 이와같이 구별하는 근거는 일제시대의 대학
예과(구제 고등학교)에서 문.이과를 수학으로 구별하는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요즘의 학문은 크게 달라져서 이와같은 구별이 매우 부자연스럽게
됐다. 인문.사회계에 편입되어 있는 경제학과에서는 자연계열의
화학.생물.의학보다 많은 수학을 사용한다.

이따금씩 대학은 물론 고등학교 교육도 제대로 받은 바가 없는 우수한
경영자를 볼 때가 있다. 수많은 기업체와 엄청난 수의 부하직원을
거느리고 있으면서도 빈틈없이 현황을 파악하고 사소한 일까지 처리할수
있는 것은 모든 상황을 구조적으로 인식하고 그 내용도 정확한 숫자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머리가 좋다해도 대기업의 구석구석을
파악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구조적으로는 인식할 수 있다. 그 능력에 숫자
감각이 포함되면 빈틈이 없다.

요즘 기업에서는 기술계통 이외의 자리에서 일하는 회사원은
인문.사회계통 출신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수학이 싫어서 어학이나
사회과학으로 입시를 치르고 대학에 진학한 후에는 더욱더 수학에
무관심해진 사람들이다. 심한 경우 간단한 통계숫자만 보아도 기분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나는 문과 출신이고 수학에 약해"하면 관대히 보아주는 풍토다. 이런
사람이 많은 가운데 비록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았어도 수리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들어가면 "군계일학"처럼 눈에 띈다. 오늘날과 같은 교육
제도하에서 수학에 강한 사람이 실업계에 들어가면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다. 주변에 수리감각이 없는 인물이 너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거대한 기업의 회장직에는 회계.경리출신이 많고 경영대학에서는
수리교육을 철저히 시킨다.

요즘의 대기업은 다소간의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다양화돼 있다.
여러개의 생산라인을 가지며 자회사도 많다. 국제적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많다.

기업이 일단 성공궤도에 들어가면 거대화현상이 가속화된다. 인심을 잘
파악하는 인사의 귀신,또 기술분야에서 천재적인 소질을 가진 기술자출신
간부들도 경영자로서 전체를 파악하는데는 다른 능력,즉 모든 것을
구조적으로 인식하는 수리감각 없이는 그일을 맡을 수 없다. 최고 간부는
기업내의 각 숫자를 잘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서 거꾸로 경영의 구조를
통찰할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3대의 불도저가 하루에 1만2천7백50 의 흙을 처리할수 있다. 8천5백 의
흙을 처리하는데 몇대의 불도저가 필요한가.

흔히 흙의 양으로만 계산하는데서 문제를 복잡하게 한다. 1만2천7백50을
3으로 나누면 4천2백50 임을 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