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형 열교환기메이커인 태봉산업기술(대표 양인철.47)은 선진국기술과
어깨를 견주고있다.

자체기술로 개발한 고품질제품으로 유명외국업체들과 승부를
걸고있는것이다.

경쟁대상은 일판제작소(일본)알파라발(스웨덴)손덱스(덴마크)APV사(영국)
등 굴지의 외국업체들. 이들은 국내업체와 기술을 제휴하거나 직접투자
해 시장공략에 나서고있다.

산업용 가열 냉각장치및 지역난방의 열공급중간기지의 핵심장비인
판형열교환기는 고정밀기술을 요하는 첨단제품.

이제품은 보일러의 냉온조절및 각종 기계작동때 발생하는 열을 적절하게
처리해주는 주요 설비이다. 정부의 지역난방추진에 따라 최근들어 수요가
급증하고있다. 지난해 시장규모는 1백억원수준. 이중 25%정도를
태봉산업기술이 점유하고있다.

결코 높은 시장점유율은 아니다. 그러나 외산의 무차별 침투를 막아
국내기술의 자존심을 지켜온 셈이다.

이회사는 창업이래 지금까지 1천1백여업체에 5천여대의 판형열교환기를
공급했다. 반월열병합발전소 대화유화공업 럭키엔지니어링등 대규모
산업현장에서 이회사제품을 쉽게 발견할수 있다. 그만큼 산업체에서
품질인정을 받고있다는 것이다.

이회사의 기술력은 외국에서도 인정하고있다. 집요한 기술축적에 힘입어
지난89년 이분야 권위있는 인증기관인 DNV(노르웨이선급협회)로부터
품질적격판정을 받았다.

이같이 외국업체에 맞서 국내시장석권의 잠재력을 키울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시설투자에 기인한다. 이밖에 불모지에 씨앗을 뿌린
양사장의 개척정신도 회사발전의 초석이 됐다.

양사장이 회사를 설립한 것은 지난 82년. 초창기에는 이제품의
핵심부품인 전열판을 수입,조립판매했다. 3년동안의 연구개발끝에 전열판
자체제작에 성공했다. 수입제품의 모방을 통한 창조였다고 한다. 설계의
정밀도를 높여 전열판을 양산할 수 있는 금형제작기술까지 터득했다.
87년부터 금형제작용 CAD CAM(컴퓨터지원설계및 제작)프로그램을 개발
운용하고있다. 공정의조건 유체의특성 등에 대한 컴퓨터설계시스템을
확립하여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신속정확한 설계를 하고있다.

그러나 제작설비가 미흡했기 때문에 2만t급 유압프레스등 생산설비도 직접
제작해 활용했다. 완벽한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제반 설비를 꾸준히
갖춰나갔다. 취약한 생산기반을 탓하지 않고 독자적인 기술로
첨단제품생산의 길을 열었다.

그결과 89년부터 외국기술을 따라잡을수 있었다. 내압성 내열성을 개선해
제품의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델을 공급할수 있는
다품종 생산체제도 구축했다.

이를 위해 회사수익금을 모두 재투자했다. 지난해 투자된 액수만도
15억원. 매출액의 60%를 차지한다. 개발에 필요한 설비를 포함,매년 평균
전체매출의 20%를 R&D에 쏟아부었다.

과감한 투자없이 선진국 선발업체를 능가할수 없다는 양사장의
신념때문이었다.

"개발"과 "투자"를 지주삼아 회사는 급속히 성장했다. 제품을 사용해본
산업체에서의 높은 평가가 이를 반영한다.

요즘들어서는 특수산업용도로 쓰이는 판형열교환기의 전열판을 의뢰하는
예가 많아졌다. 이제품의 경우 전열판에 부식과 균열이 일면 이를
교체해야하는데 수입제품의 경우 부품가격이 턱없이 비싸 국내업체들이
애를 먹고있는 실정이다. 이경우 태봉산업기술의 문을 두드릴 정도다.

지역난방을 추진하고있는 일부 아파트주민들조차 외산을 마다하고
이회사의 판형열교환기를 선택했다.

올림픽패밀리아파트와 개나리아파트 주민대표가 이회사제품에 대해 확신을
갖고 지역난방의 핵심공사를 선뜻 맡긴 것이다.

삼익세라믹 럭키개발 경남기업등 일부 건설업체에서도 지역난방공사시
이회사 제품을 채택했다. 멀지않아 수백억원에 이를 지역난방용
판형열교환기시장을 석권하게 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시장규모가 큰 지역난방공사에의 참여여부가 회사사활을 가름한다고
양사장은 말한다.

"성장의 갈림길에서 풀어야할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국내 제품에 대한
두터운 불신입니다. 고품질제품만을 생산해 국산제품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겠습니다"
양사장은 판형열교환기를 사용해본 경험이 전무한 대부분의 건설업체들이
단지 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사제품을 외면하는것을 안타까워했다.

수요자의 제품에 대한 평가만이 회사의 유일한 판촉활동이라고 그는
말한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서울공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양사장은
사업가적 기질보다 엔지니어다운 면모를 지니고있다.

10여년동안 금성사 대우등에서 기획,개발업무를 맡아오다 판형열교환기
국내생산이 전무함을 알았다. 이분야 사업에 뛰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엔지니어출신답게 기술개발에는 자신이 있었다. 큰돈은 못벌어도
선진국보다 우수한 제품을 만든다는 신념에 10년동안 아이템하나만을
고집한 것이다.

양사장은 내년부터 동남아수출도 모색하고있다. 그의 꿈은 자사의
제품으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시장을 누비는 것이다.

<이익원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