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포스는 원래 신들의 령지다.

언제부터인가 이 성역에 새로운신전, 스포츠의 황금탑이 세워지기
시작한다. 이름하여 IOC,FIFA,IAAF(국제육연). 국제스포츠이벤트를
좌지우지하는 3대종가다. 령주의 이름은 사마란치,아벨란제,네비올로.
모두 억만장자들이며 스포츠장사로 한몫 챙긴 금권체질의 패자들이다.

성역이라함은 이들기관의 회계출납이 완전 베일에 가려있기 때문이다.
IOC의경우 스위스법률을 악용하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국제육상연맹회장 프리모네비올로는 바로 서울 올림픽때 당초 오후로
짜여진 육상스프린터 결선일정을 오전으로 옮기는 협상을 벌이면서
서울올림픽조직위로부터 2,000만달러를 챙겨간 장본인이다.

IOC신전을 떠받치고있는 것은 12개기둥이다. 코카콜라 코닥 3M 비자
브러더공업 마스(미종합식품메이커) 타임 마스시타 필립스 보시롬
USPS(미우정성)리코란 다국적기업들. 3대종가의 12사도라 해도 좋다.
IOC공식명칭으론 TOP스폰서.

TOP라함은 The Olympic Program의 약자로 쉽게말하면 올림픽에 대한
기업의 후원계획이다.

TOP패밀리에 끼어들려면 기업의 매출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최고
3,000만달러는 내야한다. 오륜마크 로고등 올림픽상표 사용료다. 이
메이저급하부에 마이너그룹도 있다. 세이코 다농 아식스등 10개사.
여기에 들어가는데에도 최저 600만달러는 내야한다.

이것이 바로 올림픽 상업주의의 기본구도이다. 올림픽과 기업의 만남.
여기서 전개된 것이 IOC의 금권체질이다. 스포츠에서 연출되는 환상적인
순간의 그림에 브랜드를 오버래핑시킨 마케팅의 천재적 창안자는 누구인가.

아디다스의 창업자 아돌프와 루돌프 형제의 스토리는 안델센의 동화
"그림형제"만큼이나 알려져 있다.

그 아돌프의 2세가 홀스타인 다슬러. 그가 80년대초에 설립한 광고회사가
ISL(인터내셔널스포츠컬처앤드 레저). 이회사는 연간20억달러 매출을
올리고 주요스포츠광고권을 독점한다.

스포츠에 기업을 연결시킨 ISL사의 성공은 세계스포츠계를 일변시킨다.

72년 뭔헨대회의 TV중계료는 1,78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92년
바르셀로나에선 이것이 6억3,000만달러가 된다. 76년 몬트리올대회는
10억달러 적자의 악몽으로 끝났으나 84년 LA대회는 2억9,000만달러의
흑자로 돌변한다.

80년이전까지 만성 적자로 올림픽은 위기를 맞지만 LA에서의 흑자신화로
대회개최 유치에 경쟁의 불이 당겨진다.

결국 하기대회개최지로 애틀랜타(하계)와 나가노(동계)로 결정되긴 했지만
신청후보지도 총13개도시이며 이들 도시들이 유치비로 쓴 공식비용은
총3,300만달러. 일본만해도 1,000만달러를 썼다. 공식비용이외
비공식비용도 적지않았을것이다. 요컨대 유치전은 돈싸움이다.

기업적인 배경이 없으면 불리하다. 애틀랜타의 경우 본사를 그곳에 둔
코카콜라와 CNN합작품이란 설이 유력하다. 나가노에서 개최될때 가장
혜택을 입은 기업은 나가노와가루이자와 일대에 결쳐 기업제국을 전개하고
있는 세이부그룹이다. 당연 돈의 출처도 그쪽일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와 돈의 만남에서 일어난것은 무엇인가. "올림픽의 영주들"이란
저서에서 IOC의 비리를 폭로한 BBC방송의 앤드류제닝스는 순수한 스포츠에
검은돈이 유입됨으로써 민주성상실 약물오염 다국적기업의 판매도구화로
스포츠정신이 타락했다고 지적한다.

우승과 돈이 연결됨으로써 메달경쟁은 더욱 치열하게됐다. 청소년의
제전은 국경을 초월한 것이나 메달경쟁으로 국경을 더욱 생각하게되는
역현상도 빚어진다. 또 메달경쟁은 도핑을 일상화시킨다.

스테로이드와 성장호르몬은 원래 신체발육지진아를 위한것인데 이걸
멀쩡한 큰덩치의 인간들이 상용한다. 모두가 상업주의에 오염된 결과다.
이렇게해서 5색의 오륜은 검은링으로 바뀌고 있다. 부패의 연결고리로
연상케한다.

세계 40억시청자를 울리고 웃긴 잔치는 끝났다. 잔칫날 밤에 마신술은
즐겁다. 그러나 아침이 되면 속은 쓰리다.

김권체질의 스포츠- 그 뒷맛도 뭔가 개운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