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전 바로 내일(8월9일) 일본의 조일신문 1면에 이런기사가 실려있었다.
"적 괴폭탄 투하,아측 피해근소". 4단인가 5단 기사였다. 적은
미국이었고 괴폭탄은 원자탄을 지칭한것.

일본의 남단 나가사키에 원자탄이 투하된 것이다. 3일전에는 히로시마에
제1탄이 투척되었었다. 단 두발의 괴탄으로 두도시는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렸고 근30만명이 현장에서 타죽었다. 지금도 이 해묵은 신문이
노랗게 바랜채 나가사키 원폭피해기념관에 보존되어 있으리라 믿는다.

세계에서 유일한 원폭피해국인 일본이 핵무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것은
그래서 당연한것으로 해석되었다. 전후오랫동안 재군비라든가 핵보유라는
말 자체가 터부로 여겨져온것도 마땅한 일이었다. 그러던 일본이 요즘
"갑자기" 달라져가고있다. 얼마전 PKO법을 마련,일군의 해외파병길을
터놓더니 최근에는 원자탄을 3,000개나 만들수 있는 플루토늄 30t을 영국
프랑스등지에서 수입한다는 것이다. 물론 "폭탄제조용은 아니고 원자력
발전용"이라는 해명과 함께-.

젊은 사무라이 오다 시게노부(직전신무)가 불법을 열심히 닦았으나 번뇌를
끊을수가 없었다. 어느날 그는 당대의 고승 백은선사를 찾았다. "극락과
지옥이 어디에 있는지 가르켜 주십시오" 젊은 사무라이는 정중히 선사에게
묻는다. "무엇을 하는 젊은이인가"라는 선사의 물음에 시게노부는
"보시다시피 이름있는 무사"라고 대답한다. 이에 고승은 "무사면 무사답게
전장에나 나갈 일이지 극락이나 지옥을 찾아 다니느냐. 못난 무사녀석
같으니라고" 머리끝까지 피가 치솟은 시게노부는 "지금 당장 사과하지
않으면 한칼에 베겠다"고 일갈. 이에 고승은 "역시 자네는 보잘것없는
겁쟁이 무사구먼"하면서 대응. 화가 치민 사무라이가 긴 일본도를 빼내
당장 치려는 순간 고승이 말한다. "잠간 기다리게. 바로 그곳이
지옥이야"시게노부의 눈앞이 환하게 밝아왔다. 그는 머리를 깊이 숙이고
"감사합니다. 잠시의 노여움 때문에 일생을 망칠뻔 했습니다. 지옥이
있는 곳을 알았습니다"며 무릎을 꿇었다. 노승은 빙그레 웃으면서 "자네는
지금 극락의 바로 입구에 서 있는거야"라며 젊은이의 어깨를 두드린다.
깨달음이 바로 극락이라는 이야기다. 지금 일본은 어떤 깨달음을 하고
있는지 걱정이 앞선다. 일본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