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또다시 한맺힌 1,000만 이사가족의 가슴에 못을 박고 말았다.
엊그제 판문점중립국감독위 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적십자 실무대표
접촉에서 북한은 핵문제거론의 중지를 비롯 이모노인 송환,포커스렌즈
한미합동훈련 중지등이 관철되지 않는한 오는 25일부터 실행키로 했던 8.
15노부모교환방문및 예술단 교환사업은 불가하다는 고집을 부렸다.

우리는 꼭 3개월전 서울에서 개최되었던 제7차남북고위급회담에서
연형묵북한총리가 행한 "기본발언"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즉 "우리는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되고 이행단계에 들어선 이마당에 와서 온 민족에게
기쁨을 주고 흩어져 사는 가족 친척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위한
획기적인 조치로서. 노부모방문단을 예술단과 함께 서로 교환하는 사업을
조직하여 합의서이행의 첫 선물로 민족앞에 내놓자는 것을 귀측에 정중히
제의한다"고 말했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북한최고당국자의 말이
3개월만에 아무 꺼리낌없이 번복되는 사태를 보고 앞으로의 남북한관계가
어떠한 방향으로 진전될지 심히 우려케 된다.

우리는 연총리의 이 발언이 전술적차원의 것이었다고 믿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북한의 현실이 주민들에 대한 국내 거주지선택이나 여행의 자유조차
허용치 않는 상황에서 남한국민들이 제한적이나마 고향땅을 방문케 하는
일이란 북한으로서는 지난난 사업일 것이라는 점은 이해 못하는바 아니다.

따라서 이제 우리가 해야할 일은 북한측의 교류기피증을 치유해가는데
초점을 맞추어 본질문제에서 부터 풀어가는 지혜로움이 아쉬운 단계에
이르렀다고 하겠다. 이 길은 인적교류문제의 속도를 줄이고 물자교류를
기본으로 하며 자본과 기술로까지 확대발전시켜가는 경협의 촉진에
총력하는 것이 이산가족의 상봉을 앞당겨주는 첩경이라고 생각한다.
지상낙원이라고 외치던 북한은 이제 경제적 난관을 더이상 은폐할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최근 북한은 국가최고 정권기관인 중앙인민위원회결정을
통해 식의주문제를 조속히 해결할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참으로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북한측은 어려움을 감안해서 우리는 북한동포의 생활에 도움이
될수 있는 분야에 관심을 집중시켜 경협방안을 찾아야 할것이다. 이길만이
북녘의 겨레가 우리를 마음속으로 이해하게 되고 한민족의 동질성회복에
동참하는 시발점이 될것이다. 이 민족의 통일과업은 6공화국에서
끝나는것이 아니다. 호시우행하는 자세로 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