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시멘트수급이 계속 빗나가면서 업계관계자들마다 입을 모으는
이야기다. 몇달 앞의 수요조차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일부 업체는
증설계획을 취소하는가하면 또다른 업체는 이미 시작된 증설사업에 불안해
하고있다. 다른 일각에서는 국산보다도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
시멘트등이 국산보다 훨씬 비싼값에 마구 쏟아져 들어오고있다.

올초에 상공부와 건설부는 올해 시멘트수요와 공급이 각각
4천5백만t선에서 안정될것이라고 밝혔다.

수요가 국내소비 4천3백만t 수출 2백만t,공급측면에서 국내공급 4천3백만t
수입 2백만t등으로 균형을 이룬다고 내다본것이다.

그러나 상반기의 시멘트수급동향을 보면 이미 정부의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양회업계가 집계한 상반기중 시멘트소비는 2천3백92만7천t. 지난해
상반기의 2천1백47만t보다 18.76%나 늘어났다. 7월 한달동안에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이상 늘어난 4백30만t이 나갔다.

하반기에 상반기정도의 수요가 생긴다고 가정하더라도 거의
4천8백만t가까운 수준이다.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하다. 과거 15년간의 양회업계통계는 시멘트소비가
항상 "상저하고"를 유지해왔음을 보여준다. 즉 상반기보다는 항상
하반기의 소비물량이 더 많다.

가장 차이가 적은 해였던 80년도에도 하반기에 연간출하량의 51.1%가
나갔다. 차이가 가장 컸던 77년도의 경우 하반기에 56.8%의 물량이
나갔다.

지난해에도 상반기에 45.71%,하반기에 54.29%가 소비됐다.

이같은 반기별 계절지수를 올해에 대입해보면 최소
4천8백98만7천t,최대5천5백42만5천t의 연간수요가 나온다.

물론 이같은 계절지수에 의한 계산법이 올해도 반드시 들어맞아야한다는
법은 없다.

그러나 7월중 수요도 증가세를 계속했고 최근 발표된
3단계건축규제완화조치도 3개월후부터는 다소 효력을 나타낼 전망이어서
하반기 소비량이 상반기보다 줄어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

여기에 올들어 시멘트수요증가를 주도하고있는 사회간접자본시설등
토목공사가 대선을 앞두고 늘면 시멘트수요는 하반기에도 상승곡선을
그릴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3백만~4백만t이상 많은 4천8백만
~4천9백만t에 달할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있다.

그러나 이 역시 언제 어떤 정책변화로 바뀌게될지 알수없다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수급예측이 불투명하다보니 증설계획등에 차질이 생기는것은 당연한
결과다.

지난해만해도 정부는 오는 95년까지 매년 10%이상 시멘트수요가
늘것이라며 증설을 독려했다. 당시 업계는 킬른 1기당 거의 1천억원에
달하고 1인당 소비량이 포화점이라는 1t가까운 수준인만큼 불안한
입장이었으나 시장에서의 몫유지를 위해 증설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내년이후 수요증가세가 불투명하고 갑작스런 수출확대에도 무리가
있는것으로 판단한 일부 업체는 최근 증설계획을 취소하고있다.
약2백만t규모의 5호킬른증설계획을 세웠다가 무기한 연기한 아세아시멘트가
이런 경우이다. 6백80만t규모의 증설을 구상했던 한라시멘트도 장기수요에
대한 확신이 없어 보류중인 상태이다.

이미 증설작업을 시작했거나 완공을 앞둔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한일시멘트
성신양회등은 증설을 하면서도 불안하다.

이들 업체의 증설이 완료되는 93년말 국내시멘트공급능력은 거의
5천6백만t에 달하게된다. 현재의 수급책으로는 어떤 공급과잉상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수요예측이 빗나가서 생기는 부작용은 이것뿐이 아니다.

정부는 당초 시멘트수입을 올해는 2백만t정도로 하고 수출도 이 정도로
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이미 1월부터 7월까지 7개월간 수입된
시멘트가 5백19만5천t(클링커39만9천t포함)에 달한다. 수출과 연계된
양회업계의 수입물량을 고려하면 아무리 줄여도 올한햇동안 7백만t은
넘어설것이라는 예상이다.

일관된 건설및 건자재수급정책은 고사하고 이제는 정확한 수급예측이라도
해줘야한다는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