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완수 미국의 경기침체가 부시대통령의 발목을 계속 잡고있다.
이상태로는 부시의 재선은 이미"물건너 갔다"는 분위기가 워싱턴 정가를
지배하고 있다.

미상무부는 30일(현지시간)지난 2.4분기중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4%증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지난 1.4분기중 2.9%의 성장률을
기록,"혹시나"하고 경기회복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던 미국민들의 반응은
"역시나"였다. 지난 90년 걸프전발발과 함께 시작됐던 경기침체가 벌써
2년이 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부시는 여전히 경제가 예상보다는 약하지만 회복국면에
들어섰다고 되풀이 강조하고 있다.

지난6월중 실업률이 7.8%로 8년만의 최고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부시의 이같은 발언은 오해려 역효과만을
나타내고 있다. 부시에 대한 신뢰감만 떨어뜨리고 있다. 오죽하면 부시의
선거캠페인 구호가 "믿어주세요"로 변했을까.

이에반해 신뢰감에서 열세를 보였던 클린턴은 오히려 착실하게 신뢰를
구축하고 있어 부시와 대조를 보이고있다. "내 말보다는 내 정책을
믿어달라"는 슬로건으로부시에 실망한 유권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시보다 20%포인트정도나 앞서고 있는것이 민주당전당대회의
바람 때문만은 아니라는게 선거전문가들의 얘기다.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보유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클린턴의 지지도가
34%포인트나 앞선것도 캘리포니아의 경제가 다른 어떤 주보다도 심각하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기침체에 대한 정책부재와 리더십 부재는 소비자들의 구매행태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지난 2.4분기중 소비지출이 0.3%나 감소한 것이라든지
7월중 소비자 신뢰지수가 16%나 떨어진 것등은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시를 더욱 괴롭히고 있는것은 이같은 경기침체가 오는11월
대통령선거전까지는 회복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공화당내에서
러닝메이트인 퀘일부통령을 교체해야한다는 압력이 나오고 일부 공화당
보수주의자들은 부시는 후보를 사퇴해야한다는 주장을 하는등
적전분열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부시가 경기침체의 늪을 헤치고 어떻게
재선티켓을 따낼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