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업체들이 내수부진을 타개하는 돌파구를 찾기위해 수출에 적극
나서고있다.

공작기계 내수시장은 지난해 중반부터 판매상승곡선이 꺾이면서 장기
불황의 늪에 빠져있다.

올들어 지난5월말까지 공작기계의 국내 수주총액은 1천6백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3.5% 줄었다.

이에비해 해외수주는 좀 나은편이다. 해외수주는 지난1월에
12억5천만원으로 전년동기보다 5.1%늘었으나 2월에는 11억원으로 28.7%가
줄었다. 3월에는 21억원으로 4.0%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4월의 해외수주는 59억9천만원으로 92.3%늘었고 5월에는
53억원으로 1백67.5%나 증가했다.

4,5월에 수주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일시적현상이다. 세일중공업이 일본
현지법인을 통해 1천5백만달러를 수출키로 하면서 신용장이
열렸었기때문이다. 세일중공업은 하반기에도 1천5백만달러어치를 일본에
내보낼 계획이다.

세일의 기여도가 컸지만 국내업체의 지난5월말까지 해외수주는
1백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9.8% 늘었다.

공작기계업체는 수출에 관심을 쏟으면서 외국업체의 생산패턴을 주시하고
있다.

세계공작기계시장을 주름잡았던 독일과 미국이 지난70년대말을 기점으로
전용기생산중심으로 전환했다. 일본이 대량생산품인 표준형공작기계의
수출로 독일과 미국이 장악하던 시장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국내업계는 일본이 최근들어 표준형에서 전용기생산을 늘리는 추세여서
세계시장에서 대량생산제품의 점유율을 높일수 있는 기회라고
인식하고있다.

이에따라 업계는 빅바이어확보와 동구권등 새로운 시장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애프터서비스(AS)인력을 늘리는 것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공작기계판매는 엔지니어링세일의 하나여서이다.

대우중공업은 이미 지난해말 빅바이어를 확보하고 고정물량을 꾸준히
내보내고 있다.

이회사는 이탈리아 최대공작기계판매업체인 테크노막사와 계약을 맺고
올해말까지 1천만달러어치를 내보낼 계획이다.

대우중공업은 그동안 독일 영국 이탈리아지역에 편중된 수출에서 벗어나
올해안에 포르투갈과 스페인시장개척에 나설 방침이다. 내년에는
오스트리아및 동구권시장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기아기공은 내년부터 공작기계수출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일본
히타치세이키사와 기술제휴기간이 올해말로 끝나기 때문에 내년부터
적극적인 해외마케팅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기공은 기술제휴로 생산했던 모델을 바꿔 자체브랜드 공작기계 수출에
나서게 된다.

후발업체인 현대정공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일본
야마자키마작사와 기술제휴로 수출에 제한을 받고 있지만 수출에 나선다는
전략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수출담당자들 사이에서는 내달부터 현대정공이 수출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 돌고있다.

그렇지만 현대정공은 수출타당성검토단계라고 밝혔다. 현대정공은
수출대상지역으로 일본과 동남아지역을 꼽고 있다.

판매방법은 현지지사나 지사가 없는 지역은 종합상사를 이용할 계획이다.

국내업체들이 수출하는 공작기계 기종은 NC(수치제어)선반과 머시닝센터가
대부분이다. 업계는 미주 유럽 동남아지역에 딜러망을 어느정도
확보해놓고 AS지원에 전력하고 있다.

대우중공업은 상당한 훈련을 받은 AS요원 4 5명을 미국에 파견해놓고
있다. 기아기공은 AS요원 1 2명을 미국 현지법인에 파견,대륙을 횡단하는
장기순회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업계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작기계 수출은 꼭 장미빛만은 아닌
것같다.

원가부담이 높아 해외가격경쟁력이 뒤지기 때문이다. 원가부담요인의
많은 부분은 다른산업과 비슷하지만 핵심부품수입분과 높은 이자율이
원가부담의 주요인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공작기계의 핵심부품인 볼스크루와 컨트롤러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세일중공업과 한국산업전자에서 이들 부품을 국산화했지만 장착이용빈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업계는 높은 이자율에도 몸살을 앓고 있다. 대만공작기계업체의
부채비율이 70%인 반면 국내 업체는 3백50%에 달해 고금리로 인한
원가부담이 매우 높은 편이다.

대우중공업의 이경훈사장은 "일본등 해외업체와 가격경쟁력을
1백m달리기로 비유한다면 우리업계는 무거운 쇳덩어리가 들어있는 배낭을
메고 달리는 격이다. 그 쇳덩어리는 다름아닌 높은 이자율이다"라고
말한다.

<김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