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시간 뉴욕이나 파리와 같은 대도시의 교차로는 온통 승용차로 큰
혼란을 빚는다. 서울의 교통지옥과 다를게 없다. 그러나 우리 서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광경에 흔히 부딪친다. 운전석에서 지루함을 달래는
드라이버가 길옆에 서있는 교통경찰에게 간단한 아침인사와 함께 손짓을
한다.

"미안하지만 저 길모퉁이에 있는 신문가판대에 가서 조간신문을 한부
사줄수있겠느냐"고 부탁한다. 그 경찰은 기분좋은 눈웃음을 지으며 쉽게
그 부탁을 들어준다. 뉴욕 타임스나 르 몽드지가 차창을 통해
드라이버에게 전해진다. "좋은 하루가 되라"며 서로 헤어진다.

바로 어젯밤 까지만 해도 수도 워싱턴에서 대이란 무기밀수출사건을
조사하는 미상원 청문회를 사회하던 상원의원이 폐회한 그 다음날 아침
선거구에 돌아와 지역주민들과 아침식사를 같이하며 담소하는 모습도
본일이 있다. 그는 국회의 회기가 끝나자 10시간이상 밤비행기를 타고
출신지역에 돌아온 것이다. 그는 이날 아침뿐 아니라 국회가 열리지
않을때는 선거구를 떠나지 않는것을 원칙으로하고 있단다.

정치와 사회가 이런 모습이라면 국민들이 납부한 세금은 제값을 다한 셈.

그래서 민주주의는 "납세자가 곧 주인"이라는 체험을 통해서만 뿌리를
내릴수 있다고들 한다.

부천시의회가 주민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만장일치로 담배자판기
금지조례를 만들었다해서 칭찬이 자자하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시작된지
1년남짓밖에 되지 않아 이곳 저곳에서 서투른 행태가 벌어져 비판을
받아오던 터에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조례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경위가 돋보인다. 주민파워가 응집되어 의회의 입지를 굳혔기 때문이다.
선진부천시의 저력을 보여준 느낌이다. 부천시는 작년봄에 시민의 의한
시정시찰단을 구성,시정현장을 시민에게 공개 했다. 작은 마을에 의한
큰정치 실천을 보여준 좋은 예라 하겠다.

물론 주민파워에 의한 풀뿌리민주주의가 부천시에만 정착되어온 것은
아니다. 얼마전 청주시의회가 시정정보공개조례를 제정한
일이라든가,서울의 중구의회가 명동지역을 "평화의 거리"로 선포한것등도
높이평가받을 일이다. 지방의회의 알찬 성장으로 국회의원들의 긴
"여름잠"을 깨울수 있을날이 다가서는 느낌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