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후지쓰(부사통)는 최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법무.지적재산권본부를 신설했다는 사실이다.

직원이 불과 20명안팎의 부서쯤으로 여기면 큰코다친다. 조직표를 대하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방대하다.

이 법무.지적재산권본부엔 모두 7개의 부서가 있다. 기술개발관리부
법무부 비즈니스지원부 정보부 제1섭외부 제2섭외부 특허부등이 그것.
기술개발관리부안엔 다시 기술기획부를 둔다. 법무부는 제1부와 제2부로
나뉜다. 비즈니스지원부에는 비즈니스컨설팅부를 두고 있다. 정보부는 또
지적재산권섭외부와 기술개발지원부로 구성된다. 제1섭외부에는
특허섭외부와 비즈니스섭외부를,제2섭외부에는 기획부 기술관리부 심사부를
설치했다. 특허부에는 특허기획부 특허업무부 특허1 특허2 특허3
특허4부를 두고 있다.

일본의 반도체 가전업계가 불경기로 고전하는 때에 이러한 부서의 신설은
무모하게 비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후지쓰의 입장에서는 장기간의 검토를 거쳐 내린 "결단"이다.
글로벌화과정에서 특허권등을 둘러싼 외국기업과의 분쟁이 급격히
증가,이에 적절히 대처하려는 목적에서다.

그러나 후지쓰의 이런 조직개편은 분쟁해결만을 겨냥한 소극적인 차원에서
행해진게 결코 아니다. 지적소유권등을 둘러싼 법적분쟁의 예방뿐 아니라
다른나라기업의 침해에 선제공격을 하려는 의도도 담겨져 있다.

후지쓰는 그동안 미TI(텍사스 인스트루먼트)사와의 킬비특허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TI사는 연간생산액의 5%에 달하는 특허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 후지쓰는 이에 반발,법정투쟁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도
결말이 나지않은 상태.

세계경제가 블록화경향을 띠면서 미국뿐 아니라 EC국가들과의
지적소유권분쟁이 잦아지는 추세이다.

최근 결산주총을 끝낸 3월말 결산상장기업들 가운데 이런 추세를
감안,지적재산권관련부서를 신설 또는 확대개편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사무용기 메이커인 오카무라(강촌)제작소는 생산본부내에 특허부를
신설했다. 이회사는 2천8백명의 종업원이 연간 1천9백억엔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수정진동자메이커인 다이신고(대진공)사도 기술총괄본부를 설치하고
그안에 기술부와 특허부를 새로 만들었다.

정밀화학업체인 호도가야(보토곡)화학은 기술생산본부안에 특허부를
발족시켰다.

항생물질제조회사인 시오노기(염야의)제약도 이달들어 특허부를 만들었다.
이회사는 6천6백여명의 종업원이 연간 2천3백억엔어치를 팔고있다.

아이와는 국제섭외통괄부를 폐지하는 대신 지적재산부와 국제법무부를
신설했다. 스미토모(주우)특수금속은 특허부와 해외기술실을 만들었고
스미토모베이크라이트사는 특허부를 지적재산부로 확대개편했다.

일본의 대기업들중에는 이미 80년대후반이후 특허관리부 법무부
해외분쟁처리부서등을 망라한 종합적인 지적소유권관리조직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

미쓰비시전기의 경우 2백여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지적재산권본부를
운영해오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달 20건의 특허관련분쟁을 처리하고 있다.

일본IBM도 법무.지적소유권본부에서 1백80여명의 전담직원이 소송및
해외계약업무를 하고 있다.

캐논은 1백50여명,도시바는 90명규모의 지적재산법무본부를 두어
지소권관리업무를 효율화하고 있다.

샤프사도 80여명의 직원이 지적재산권센터에서 일하고 있으며
NEC도지적재산기술부를 두고 있다.

이들 부서가 하는 일은 실용신안 의장에서 기업비밀(트레이드
시크리트)반도체회로설계 컴퓨터프로그램 분야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하다.

일본기업법무담당자들로 구성된 경영법우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대기업의 약42%가 법무전담부서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전보다 무려 23%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일본기업들이 법무관련부서를 만들고 있는 것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마찰이
빈번해진데다 해외제조물책임소송등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또
글로벌화에 따른 위기관리와 해외사업을 강화하려는 속셈도 있다.

냉전체제가 끝나고 세계가 경제전쟁시대로 들어감에따라 다국적 기업간의
분쟁도 그만큼 늘어날수 밖에 없다. 일본기업들간에
법무.지적재산권전담부서를 신설하거나 확충하는 것도 이러한 세계경제의
새조류를 반영하는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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