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기업들이 기술정보 유출을 막기위해 고심하고있다. 기술정보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그비중이 높아지면서 연구인력이동으로 인한
보안문제로 산업계가 골머리를 앓고있다.

기업간 "연구인력 빼가기"가 심화되는 현상이 기술정보 유출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핵심프로젝트를 연구하던 연구원이 하루아침에
다른회사로 자리를 옮겨가 개발사업이 중단되고 그동안 쌓아온 개발실적을
고스란히 뺏기는 사례가 늘고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팩시밀리 개발인력이 경쟁업체인 P전자및 H전자로 대거
이동,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관계자가 밝혔다. 많은 연구개발비만
투자하고 관련기술을 고스란히 뺐겼다는 얘기다.

중소기업의 경우는 대기업보다 타격이 더 크다. 우주정밀은 주유소관련
POS(판매시점정보관리)소프트웨어를 상품화까지 완료한 핵심요원 4명이
대기업인 H정유로 옮겨가는 바람에 후속개발사업을 중단했다.

연구인력의 이동은 단순히 자리를 옮겼다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기업의 중요한 기술정보가 밖으로 새나간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기술개발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받게되고 그동안의 투자비도 손해를
보게된다.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던 연구원이 직접 회사를 차려 자신이 쌓아온
노하우를 사업에 활용하는 경우도 늘고있다. 개발완료 직전에
퇴사,자기회사에서 신제품을 먼저 내놔 손쉽게 시장을 차지하고 몸담았던
기업을 곤경에 빠뜨리는 경우들이다. 퇴사하기 전에 은밀히 회사를
설립하는 사람도 있다.

M전자에서 무선호출수신기(페이지)개발업무를 담당했던 기술인력이 단체로
이탈,P사를 설립하고 제품생산에 나선 케이스가 기술인력의 탈선으로 인한
폐해를 보여주는 사례로 업계는 꼽고있다. K엔지니어링도 파워서플라이
개발팀이 한꺼번에 퇴사한뒤 S일렉트로닉을 신설,큰 피해를 본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인력이 이처럼 해당기술분야에 대해 욕심을 갖게되면 부작용이
적지않게 발생하게 마련이다. 핵심기술에 대해 특허출원을 고의적으로
지연시키거나 아예 은닉시키는 비윤리적인 행위를 저지르게 된다. 그뒤
이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에서 활용한다.

연구개발인력의 이같은 탈선은 특허로 등록된 기술이 특허법을 근거로
법적보호를 받는것과 실체가 없는 기술의 유출이어서 문제가 된다. 법으로
규제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특허청관계자의 설명이다.

산업스파이는 절도죄로 인정,법적으로 제재를 할수있다. 이에비해
기술개발업무를 담당했던 연구원이 옮겨갈 경우 무형의 노하우가
유출되지만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당사자를 제재할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기업의 노하우를 보호하기위한 제도로 영업비밀보호법을 제정,오는
12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법안이 퇴직자의 부당한 정보활용에
대한 처벌은 규정하지않고 있어 기술정보유출을 근본적으로 막을수 없다고
업계는 지적하고있다. 실효성이 적다는 설명이다.

산업계는 이와관련,영업비밀보호법에 퇴직자의 정보유출규제규정을
명시,기업이 피해를 입지않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퇴직자는
최소한 1년간 같은 직종에 근무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정토록하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기술유출로 개발비용과 시간을 잃게될뿐아니라 인력양성을
위해 그동안 투자한 비용도 손해를 보게되는 만큼 적극적인 보호책이
마련돼야한다는 입장에서 나오는 의견이다.

형체가 없는 정보를 지키기위해서는 법적 규제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연구인력의 이탈을 방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충분한 지원과
개발성과에 따른 대가의 지급,발명권리의 인정등이 뒷받침돼야한다.
연구원들에 대한 대우가 개선돼야 기술개발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될수 있다.

일부 탈선한 연구인력의 부도덕한 행위로 전문연구인력이 매도돼서는
안되지만 연구원들 스스로도 도덕적인 자세를 가져야한다. 조직의
일원으로 최선을 다해 연구활동에 나서는 사명의식이 필요하다고 산업계는
소리를 높인다.

<노삼석.조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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