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부지사건이 단순사기극이라는 검찰의 공식발표와는 달리 구속된
정건중씨일당에게 실제로 배후인물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검찰의 수사메모가
발견돼 축소수사 의혹이 더욱 강하게 일고있다.

특히 이 수사메모에는 배후인물로 보이는 ?고위층인사의 구체적
이름?정씨일당과의 접촉경위 ?수사선상에 떠오르지 않은 다수 인물의
이름등이 적혀있어 배후인물의 존재를 확인시켜주고있다.

이 메모에 따르면 지난6월10일 김영호 전합참군사자료과장(52.구속)이
홍콩으로 도피한 직후 현재 수배중인 임환종씨가 원유순씨의 유치원으로
찾아와 모기관 사정실의 K모국장이 "수습할 것"이라고 전했다는 것이다.
이는 김 전과장이 정건중씨일당으로부터 81억5천만원을 받고 김씨가
도주한뒤 이사건이 터지자 모기관의 사정실이 적극 개입,사건이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도록 하는 모종의 고위층방침이 실제로 행동에 옮겨진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또 원유순씨가 부동산업자인 성욱영(일명 성회장)이라는 사람의 소개로
전고위관리인 K모씨(현민자당의원)의 처제인 모란이엄마를 소개받아 서초동
정보사부지와 방배동땅 뉴코아 A,B등 여러 땅에 대해 얘기를 나눈뒤 남편인
정씨에게 다시 소개해준것으로 돼있다.

이후 정씨는 아스토리아호텔 커피숍에서 정영진 원유순씨로 하여금 어떤
사람(메모에는 ?로 표시)을 만나 "청와대에 가서 계약하자"고 말했던
것으로 돼있다.

이 과정에서 현재 수사표면에 등장하지 않은 정홍근이라는 사람을
만났으며 정홍근씨는 전에 안기부에 있었다며 자신을 소개했다는 것이다.

이때쯤 정건중씨가 김 전과장을 만났으며 이는 개인비서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임환종씨를 통한 것으로 메모는 밝히고 있다.

이후 정건중씨는 김 전과장에 대해 뭔가를 알아본 듯했다는 진술이 적혀
있어 정씨와 김씨는 정보사 부지 관계로 이때 처음 만난 것으로 해석된다.

메모는 또 원유순씨가 김 전과장을 수차례 만나러갔으며 정건중씨 역시
김전과장을 만나 제일생명에서 매입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덩치가 너무 커서
일부(1만7천평중 3천평)를 사기로 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메모에는 이밖에도 암호로 보이는 뉴코아지국에 있다고 말한 박현일과
사정실 K모국장이 보낸 사람으로 돼 있는 윤회장,양국장 윤인채,정건중과
정명진에게 거액봉투를 전해준 김근자,김종태등 여러 관련자들의 이름이
적혀져 있다.

이 메모로 볼때 원유순씨가 사건에 깊숙이 개입,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분명한데도 검찰이 "남편 정씨만 구속해도 충분하다"며 원씨를
사법처리하지 않은 것에 대한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이는 5공의 이철희 장령자사건때 부부를 함께 구속했던 것과는 형평에
어긋나는 것이다.

<고기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