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아무리 슬픔에 차있어도 어떤 심심풀이에 마음이 끌리게 되면
그동안만은 행복하다. 또 인간이 아무리 행복하다 하더라도 권태가
마음속에 자라는 것을 막기위한 어떤 오락에 의해 심심풀이를 하든가,그
이외의 일을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얼마 안가 우울해지고 불행해 지게 된다"
B파스칼이 "팡세"에서 말한 것처럼 인간에게 위락이 없다면 복잡한 세파를
헤쳐나갈 활력을 되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수 없다. 그때문에
사람이 살거나 모이는곳 어디에나 유흥위락업소가 생겨나게 마련이다.

그러한 긍정적인 면과 더불어 부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 것이 위락산업의
생리임은 물론이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다"는 우리속담이 이것을
잘 얘기해 주고 있지 않은가.

서울에는 옛날만해도 유흥위락업소가 명동이나 무교동에 거의 집중되어
있다시피 했다. 그러나 산업화에 따라 사람들이 서울로 모여들면서
거대도시로 변모되자 위락유흥업소들이 한강 이남지역으로 확산되는가하면
심지어는 주택가나 교육시설 이웃지역에까지 파고 들어 사회병리현상을
부채질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 어느 거리,어느 골목을 들여다 보아도 눈에 들어오는 것이
유흥위락업 간판들이고 심야를 밝혀주는 네온사인들 또한 그것들이다.
먹고 마시고 놀면서 돈을 마구 뿌려대는 " 영의 거리"가 되어버린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한발짝 물러서서 보면 난마와 같은 도시행정의
실상을 대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떨쳐 버릴수 없다.

그런데 서울시당국이 사후약방문격으로 특정지역에 위락지구를 만들겠다고
나설 모양이다. 그것도 선진외국의 선례를 따라서라고 하니 그럴듯한
착상이다.

영국의 런던과 같은 곳에는 세계적으로 그 성가가 높은 소호(Soho)라는
위락지역이 있다,극장 레스토랑 나이트클럽 카페 바 디스코테크
라이브하우스등 위락시설치고 없는 것이 없는 곳이다. 그러나 그것이 하루
아침에 당국의 밀어붙이기식 추진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도시가
생겨난 이후 오랫 동안의 행정지도로 조성된 지역임은 물론이다.

"노래방"마저 제대로 정비하지 못하는 당국이 난마상태의 위락시설을
한곳으로 어떻게 모아갈지 자못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