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반도체회의에 한국의 참가를 제의해온데 대해
정부는 일단 이같은 움직임을 세계반도체교역환경의 중대한 변화조짐으로
판단,11월 첫회의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있다.

정부가 OECD회원국이 아닌데도 회의참석을 긍정검토하고 있는 것은
국제교역을 둘러싼 대화의 장에서 배제될 경우 미국 일본등 선진국의
책략과 보복조치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첫회의에는 참가하되 이것이 OECD조선협상처럼 정식
다자간협상으로 발전할 경우 이에대한 참여는 재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반도체산업이 세계3위규모이고 메모리부문만 따져볼때
2위생산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자간 협상의 참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현재 국내반도체업체들이 미국과 EC로부터 반덤핑제소를 받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 OECD회의라도 칼자루는 미
일 EC등이 잡고있는 셈이다.

정부의 한관계자는 "현재 미국과 일본은 미일반도체협정으로,일본과 EC는
"레퍼런스 프라이스"라는 일종의 최저가격제도로 각각 쌍무협정체제를
이루고 있으나 우리는 이같은 양자간 협정체제에서 벗어나 있다"고 말하고
"미.일.EC등이 한국의 반도체산업을 협공하려는 의도로 볼수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가 EC위원회의 발의로 시작돼 미국의 상무부 국무부
무역대표부(USTR)업계와의 논의를 거쳤다는 점을 미루어보아도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일부에서는 미국과 EC가 표면에 나와있지만 반도체최대생산국인 일본이
다른나라의 집중공격을 희석시키기위해 한국을 끼워넣으려는 것으로 보고
일본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정호기자>
국내업계는 OECD의 진의파악과 함께 국내반도체산업에 미칠 영향분석에
나섰다.

업계는 미국과 EC가 한국산 메모리제품에 대해 반덤핑제소를 한데이어
OECD마저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이려한다는 사실이 달갑지는 않지만
소극적으로 대응할 때는 아니라는데 시각을 같이하는 분위기다.

첫째 국내메모리 생산의 대부분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는점 때문이다.
따라서 굳이 11월 회의에 불참,스스로 고립화의 길을 걷는다면 이로울게
없다는 분석이 깔려있다.

EC는 지난 2년간의 조사를 끝내고 조만간 한국산반도체의 덤핑수출여부를
결정내릴 계획이며 미국도 8월께 예비 판정을 내리게 된다.

이때 OECD의 요청을 거부,EC와 미국측의 신경을 건드리는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석이 강하다.

이밖에 반도체산업의 성격이 국제적기술협력을 바탕으로 발전되어왔다는
사실도 무시할수없다. 특히 국내 반도체산업은 후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술을 외국에서 도입해 쓰고있다는 실정이다.

업계의 한관계자는 한국반도체의 국제적지위가 다소 과대포장되어있다고
지적하고 회의에 참석하면 국내산업이 메모리분야에 편중,설비와
특수용반도체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있다는 현실을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관계자는 이어 11월회의가 다자간 협상으로 발전,결론에 이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전망,이기간동안 세계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가는
동시에 ASIC(주문형반도체)MCU(마이컴)등 비메모리분야도 강화해
나가야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업계의 입장을 정리하고있는 한국반도체협회 김치락부회장은
"반도체산업의 국제화가 진행되면서 다자간협상체제로 나아가는것은
불가피한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김영규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