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라안은 온통 정보사땅사기사건으로 떠들썩하다. 온국민의 눈과
귀가 이 사건에만 쏠려 있는것 같다. 그리고 의문투성이는 각자의 억측과
상상까지 가미되어 증폭되는가 하면 증시가 최악의 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사채시장의 마비등으로 금융질서가 교란되고 있다.

이 사건은 마땅히 신속하고 철저하게 규명돼야 한다. 누가 무엇을 속이고
있는지가 밝혀져 국민의 의혹을 씻어내지 않는한 앞으로 어떠한 정책,특히
개혁적성격이 짙은 정책은 국민의 협조를 통해 추진될수 없다. 그만큼
이번 사건의 결말은 한국 정치.경제.사회의 안정과 발전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큰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건에만 모두 매달려 있어야 하는가. 우리가
풀어가야할 문제는 이것 뿐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이
사건을 적당히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걸 말하고자 하는게 아니다. 이
사건은 철저히 파헤쳐야 하지만 우리의 눈을 다른데로도 돌려 보아야 한다.

세계는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세계경제는 아직도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뮌헨에서 열린 선진7개국(G7)정상회담은
세계경제현안해결에 어떤 실마리를 푸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제적
이익이 걸려있는 문제에서는 각국이 자국이익을 내세우기 때문에 이견만
노출돼 명확하고 실질적인 세계경제회복방안이 나올수 없었다.

세계경제가 언제 회복세를 보일것인가에 대해서는 비관론과 낙관론이
공존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지에 따르면 유럽 굴지의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은 세계경제가 앞으로 1년이내에 본격회복세를 보일것으로
낙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대상 46명의 최고 경영자중 67%는 내년중
세계경제회복에 강한 자신감을 표시했다고 전한다.

경기전망은 시각이 엇갈리는 속성을 가진다. 정부의 올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 따르면 세계경제는 서서히 회복단계로 접어들어 93년부터는
회복세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을
바탕으로 경제를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전망이 빗나갈 때에는
어떻게 되는가.

세계경제가 호전된다면 그처럼 반가운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로서는 어쩔수 없는 외부적 환경이다.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경제를 더욱 성장시켜야 한다. 그게 우리의
선택이다.

세계각국은 모두 자국이익의 극대화에 여념이 없다. 세계경제회복을 위한
각국간의 정책협조가 순조롭지 않을때 자국이기주의는 더욱 고조된다.
그런 징후의 하나는 미하원에서의 신슈퍼301조 통과다.

미하원은 8일 불공정무역국들에 대해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한
88년의 슈퍼 301조(90년에 시한만료로 자동폐기)를 보강,앞으로 5년간
한시적으로 운용토록 하는 신슈퍼301조를 280대 145라는 비교적 높은
지지율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상원으로 이송,표결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통과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부시대통령은 이 법안이 입법화되면 무역상대국의
역보복조치를 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법안이 살아남으려면 재차 상하원 3분의2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신슈퍼301조의 입법화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성급히 점칠수 없다. 그러나
과거의 예에서 보는것처럼 의회가 몇가지 조항을 수정하여 통과시킬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이 법안은 특히 미국산 쌀의 수입을 막고 있는
한국 일본 대만의 무역관행을 미무역대표부(USTR)가 자체조사권을
발동,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며 분쟁대상국이 1년이내에 무역관행을
시정하지 않을때 미무역대표부는 강제적으로 제재를 하게 된다는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보호주의적 통상정책은 그동안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해왔다. 만일 신슈퍼301조가
법으로 살아날때 한국이 쌀시장개방을 거부하면 전자제품 자동차 의류등
대미수출에 보복관세가 부과되는등 심각한 타격을 받게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법이 통과될때에만 있는것이 아니다. 신슈퍼301조가
아니더라도 미국에서는 자국산업을 살리기 위해서 보호주의적 색채가 짙은
내용의 통상법은 어느 때에도 입법화될수 있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세계는 지금 생존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이
경쟁은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서,경쟁에 이기기
위해서 세계각국의 동향을 철저히 파악하고 또 우리스스로를 제대로
살펴보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남을 알고 자기를 알면 어떤 경쟁에서도
이길수 있기 때문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