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이 지금 수사를 진행중이라는 서울서초동소재 군정보사부지
관련 거액토지사기사건은 단적으로 말해서 한심스럽고 매사 엉성하기 짝
이 없는 한국사회현실의 한단면을 반영하는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해야 한다. 과거에는 물론 지금 이순간에도 항다반사로 횡행하고 있다고
생각해야할 온갖 부조리와,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잘못된 관행과 탈법
행위가 어쩌다 또 노출된것일 따름이다.

사건전모와 내막에 관해서는 아직 뭐라고 분명하게 말할수 있는 단계가
못된다.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므로 일단 그 결과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한두푼도 아니고 몇백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몇달사이에 그토록
감쪽같이 사취당하고 사기해 먹었다는 이 사건은 그냥 보고만 있기에는
너무나 엄청나다.

이 사건은 우선 사건자체에 많은 의혹을 담고 있다. 국내외로
잠적해버렸다는 전직 군관계자와 몇몇 부동산 브로커들이 처음부터 사기를
할 작정으로 꾸미고 저지른 일이라면 그들에겐 뭐라고할 말이 없다.
문제는 이 사건에 연루된 보험회사와 은행이 어떻게 그토록 허술하게 일을
처리했을까 하는 점이다. 일이 이렇게 된데는 필시 표면에 드러난
내용이상의 그 어떤 흑막이 있고 고위층을 포함한 보다 많은 사람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떨쳐버릴수가 없다.

그러나 정작 본질적인 문제는 이런 사건을 조출해내는 우리사회현실 바로
그것이다. 문제의 정보사부지와 관련된 사기사건이 어번이 처음도
아니지만 이것 말고도 비슷한 토지관련 사기사건은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주로 국공유지불하 아니면 토지의 용도형질변경및 개발과 관련된
것들이다. 청와대직원을 사칭하거나 고위층과 잘 통한다는 식으로
접근해서 사기행각을 벌인다.

가짜가 진짜행세를 하고 그것이 통하는 현실은 우리사회가 그만큼 엉성한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진짜"가 평소 그런식으로 각종 이권사업의 일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기행각이
가능하고 또 쉽게 걸려들곤 한다.

수사당국은 우선 이번 사건의 전모와 진상을 최대한 빨리 규명해서
공개해야 한다. 그래서 더이상 또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해야한다.
문제의 땅은 1만7,000평이나 되는데 이번 사건은 그가운데 3,000평을
대상으로 일어난것일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일은 역시 이런 한심하고 엉성한 우리사회현실을 하루속히
바로잡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