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의 "창세기"에는 바벨탑 이야기가 나온다.

시날평야에 노아의 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뒤 땅이 옥토로 변해 곡식의
수확이 늘게되자 사람들은 그곳에서 넉넉한 살림을 꾸리게 되었다. 그들은
벽돌을 굽고 역청(기름을 섞어 갠 송진)도 만들어 그것으로 도시와 탑을
건설한다. 그들은 탑을 쌓아 하늘끝에 닿으려고 시도했다. 그것을 본
여호와는 깜짝 놀랐다. 사람들이 그렇게 터무니없는 짓을 하는 것이
하나로 똘똘 뭉쳐져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여호와는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통하지 않는 다른 말을 쓰게 만들어 흩어져 살게했다. 그 탑의
건설은 영원히 중단되고 말았다.

하늘에 더 가까이 이르려는 것은 태초로부터 인간이 갈구해 마지않던
꿈이다. 그러나 무한공간인 하늘의 끝에 이른다는 것은 한낱 허황된
욕구일뿐이다. 바벨탑 건설이 좌절된 것처럼 가공의 세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신에의 외경과 숭앙을 버리지 못하는 인간의 영혼은 하늘
가까이에 이르기를 기원한다. 땅위에 사원이나 교회당들이 하늘로 치솟아
오르고 그것도 모자라 첨탑으로 장식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하겠다.

현대식 고층빌딩 또한 인간의 무의식속에 자리한 종교적 기구의
소산일는지도 모른다. 물론 표면상으로는 좁은 도시공간의 이용효율을
최대한으로 높여 보자는데서 만들어졌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 이유야 어떻든 "바벨탑의 무모한 꿈"이 얼마만큼이나마 실현되어
갈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는 일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현재 세계 최고층 빌딩인 미국 시카고소재 시어즈타워(110층.443m)의 2
9배 가까이되는 800 4,000m 높이의 초고층빌딩 건설구상이 구체화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시카고에는 201층짜리 1동,뉴욕에는 200층짜리
4동,휴스턴에는 500층짜리 1동이 건설중이거나 검토완료 내지는 검토중인가
하면 일본에서는 후지산(3,776m)보다 높은 4,000m의 800층짜리 빌딩
건설구상이 발표되어 화제를 낳고 있다.

1885년 시카고에 10층짜리 홈인슈어런스빌딩이 세위진 뒤 100여년만에
200층짜리 건물이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을 보면 21세기에는 높이 1 이상의
인공도시빌딩의 출현도 쉽게 예상된다. 바벨의 꿈은 정녕 이루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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