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중소기업지원대책이 범정부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부
각부처는 말할것도 없고 청와대 민자당까지 나서 흡사 경쟁이라도 벌이는
양상이다.

그러다보니 설익고 과대포장된 대책들이 많을수 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선 경제논리를 무시한 전시용 선심공약까지 들어있다. 실제 속을
뒤집어 보면 이미 시행하는 것을 제목만 바꾸어 놓은 것들도 없지않다.

한마디로 중소기업지원대책이 소리만 요란한 "말잔치"에 그치지않느냐는
지적이다. 요즘 제시된 주요대책을 중심으로 과연 실효성을 기대해 볼수
있을지 그 허실을 짚어본다.

유망중소기업특별지원자금
유망중소기업들에 대해 당초에는 상반기까지 2천5백억원을 지원키로했다가
하반기에 또 2천5백억원을 추가 공급키로했다. 여기에 덧붙여
민자당에서는 하반기 공급량을 5천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절대적인 자금부족으로 잇따라 쓰러지는 중소기업들에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이자금을 실제로 공급하는 일선 은행창구의 현실은 다르다. 정작
지원이 아쉬운 중소기업들은 담보부족으로 은행에서 홀대를 받고있다.
은행으로서는 부도가 연일 홍수를 이루는 불안한 상황에서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들에 마음놓고 돈을 줄수가 없기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실적을 봐도 그렇다. 상반기까지 1차로 2천5백억원을
공급키로한 계획도 지원실적이 70%에 머물고있는 실정이다. 이런판에
추가로 공급한다는 계획이 실효성을 거둘지는 의문이다.

진성어음할인확대
지난달 25일 이용만재무장관은 진성어음인 상업어음의 할인한도를 과거
1년간 받은 어음금액(매출액)의 3분의1(4개월분상당)에서
2분의1(6개월분)로 확대키로 한데이어 노태우대통령이 1일
"중소기업진성어음은 원하는대로 할인해주라"고 지시했다.
할인한도확대만으론 양이 안차 무제한 지원이라는 정책아닌 정책까지
동원된것이다.

그러나 현재 중소기업전체로 따질때 상업어음할인최대한도(매출의
3분의1)의 60%를 소진하고 있을뿐이다. 한도증액없이 추가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부기업의 경우 한도가 꽉차 추가할인이 어려울수
있으나 한은의 통화신용정책운용규정을 보면 선별적으로 한도를 넘겨
지원할수있도록 돼있다. "무제한"이라는 용어를 쓰지않고도 얼마든지
운용의 묘를 기할수있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통화공급량이 제한되어있는 상황에서 무한대의 자금공급은
가능하지도않다.

5천억원의 통화채현금상환
중소기업은행 1천억원,국민은행과 일반시중은행 4천억원등 5천억원의
통화채를 현금상환해 중소기업지원에 쓰도록 한것도 통화관리와 연계해보면
정책의지에 의문이 간다. 하반기전체통화공급량을 당초 목표보다 늘리지
않는다면 5천억원의 현금상환만큼 다른 기관에서 통화채를 인수해야
하기때문이다.

제3자담보허용
지금까지 시설자금과 무역금융에 대해서는 제3자소유의 부동산도 담보를
허용했으나 운전자금은 기업주와 배우자및 직계존비속의 거주주택에 제한해
담보로 허용했다. 이것을 앞으로는 운전자금도 제3자담보를 허용토록
한다는것.

부동산의 소유자를 가리지않고 담보를 허용케 됨에따라 그만큼 중소기업의
운전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이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경영에만
몰두해온 건실한 기업보다 재테크로 다른사람의 명의를 빌려 부동산을
구입해놓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도움을 받을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또 경영이 어려워진 중소기업에 과연 제3자가 자기부동산을 담보로
대줄지에 대해서도 의문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대두하고 있다.

법인세.소득세경감
민자당은 내년부터 2년간 법인소득 1억원미만의 사업체에 대해 법인세를
전액 면제하고 1억원이상의 업체는 50% 감면해주기로 했다. 또
개인사업자의 경우 소득 5천만원미만은 소득세전액면제,5천만원이상은 50%
감면해준다는 방안이다.

재무부에서 그동안 추진해온 법인세 소득세 20% 감면안을 더욱 부풀려
놓은 것이다.

민자당은 이처럼 중소기업에 세제혜택을 줄 경우 연간 7천억원의
세금감면혜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정책은 "실효성"과 "형평성"면에서 문제점이 제기되고있다.

올 하반기에 법을 개정하고 또 그뒤로 1년이나되는 결산기일이 지나야
혜택을 받을수 있는 법인세 소득세 경감이 "하루살이"기업들에 과연 어떤
도움이 되겠느냐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이 도산했을때는 물론 간신히
위기를 넘긴다해도 이익을 못내면 과세대상(이익)조차 없다는 점에서
공연한 "말잔치"의 성격도 있다.

더군다나 중소기업에 이처럼 세제혜택을 주게되면 다른 부문에서 세금을
더 거둬 충당해야만돼 형평성문제도 제기될수있다.

세무조사 1년간 유예
세금에 신경쓰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은 이해가 가지만 탈세를 해도
눈감아주겠다는 뜻인지,아니면 경제상황이 호전되면 미루어두었다가 몰아서
하겠다는 뜻인지 분명치가 않다. 또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세금을
정상적으로 내며 기업을 경영,세무조사를 받아오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탈세를 해온 기업이나 반길것이라는 지적.

더군다나 세무당국이 세무조사를 않겠다는 논리자체에도 의문점이 있고
나중에 소급추징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어 지나친 "선심"이 아니냐는
의견이 일고있다.

금융기관의무대출
정부는 각금융기관별로 중소기업의무대출비율을 정해 중소기업으로 가급적
많은 자금이 흐를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45% 지방은행 80%
생보.단자 35% 리스 50%등인데 이 비율을 가급적 상향조정하겠다는게
정부의 방침.

그러나 현실적으로 의무대출비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게 업계의
불만이다.

의무대출비율준수를 평잔이 아닌 말잔기준으로 점검하고 있어 일부
금융기관의 경우 월말에만 자금을 대출하고 월초에는 다시 회수하는등의
편법으로 운용하고 있다는것.

정부가 의무대출비율상향조정으로 중소기업대출규모를 지난해의
85조원에서 올해 1백4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도 결국 "숫자놀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기도하다.

<고광철.육동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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