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에서 거의 모든 경제활동은 돈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물경제동향과 돈의 흐름은 바늘과 실처럼 밀접한 관계이다. 특히 한은이
지난23일 발표한 "1.4분기 자금순환동향"은 올해 1.4분기중에 우리기업이
필요한 돈을 어디에서 어떻게 끌어다 썼는지를 잘 나타내주는 자료이다.

이를통해 드러난 1.4분기 자금순환동향의 몇가지 두드러진 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기침체에 따라 기업투자가 줄고 이에 따라 자금수요도 줄어
부족한 자금규모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4,261억원이 줄어든
9조2,342억원에 그쳤다.

둘째는 기업이 직접금융과 해외차입을 통해 빌린 돈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직접금융의 비중은 지난해 같은기간의 44. 1%보다 4.
8%포인트가 높아졌는데 그 이유는 단자사의 업종전환및 중개어음을 통해
빌린 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셋째 개인의 여유자금이 공사채형수익증권 금전신탁 기업어음등 수익성이
높은 금융상품에 쏠리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는 주식시자과
부동산시장의 침체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비통화금융기관의 예금비중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3.
6%포인트나 높아진 56. 9%로 제2금융권이 상대적으로 비중이 커진 점이
눈에 띈다.

이러한 사실에서 우리는 어떠한 정책적 시사점을 얻을수 있는가. 첫째는
경제안정화정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규모가 어느정도
커짐에따라 우리경제에 중요한 것은 성장률이 아니라 성장의 내용이다.
따라서 물가상승을 틈탄 외형팽창과 이에따른 자금수요증가및 금리상승을
더이상 허용해서는 안된다.

둘째 금리자유화와 시장규제철폐를 골자로 하는 금융자율화를
서둘러야겠다. 금융자원의 합리적인 배분을 위해서는 자금수요의
자제못지않게 자금공급을 책임지는 금융시장의 정비가 필요하다. 이때
금융자율화가 금융시장정비의 핵심이어야한다는 것은 개인의 여유자금이
수익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중개어음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이 크게
늘었다는 자금순환동향에 의해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셋째 금융자율화와 함께 채권시장육성등을 통해 금융시장개방에 대비한
제도정비를 강화해야한다. 금융의 증권화추세에 따라 국내외금융시장에서
채권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나날이 커져 지난해말을 기준으로
국내채권상장잔액이 증시상장액을 웃도는 77조원이나 되고 연간 거래액도
105조원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발행금리및 채권발행의 규제로 발행시장의
바탕이 약하고 수익률공시제 채권딜러제 각종 국공채의 통폐합등
유통시장의 육성을 위해 도입을 검토해야 할 과제도 한두가지가 아닌
실정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채권시장의 대외개방을 요구하는 압력이 커져
제도정비가 매우 시급하다고 하겠다.

경제의 혈액인 돈의 흐름이 보다 효율적이어야 할 필요성이 안팎으로
높아지고있다. 여기에 적극 대응하여 "돈은 돌고 돈다"는 시장원리를
살리기 위해서도 자금순환동향의 내용은 철저하게 분석검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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