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가고 해가 갈수록 농촌에는 빈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농민들이
자꾸만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농촌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에 남아있는 사람들이라고 해야 40 50대를 넘은 고령자가 대부분이다.
학생들이 없어 문을 닫아버린 국민학교만도 지난10년동안 전국에서
6백5개교나 된다는 것이 그 가까운 증거다.

지난해말 농가인구는 6백6만8천명. 농수산부의 예측으로는 10년후인
2001년엔 지금의 54.5%인 3백60만명으로 줄어들게 된다고 한다. 최근
5년동안의 이농인구가 연평균 51만명이나 된 사실에 비추어 본다면
10년후의 농촌에는 3백만명이 남아있게 될지 의문이다. 그 잔류농민숫자는
전체인구 4천6백79만명(추계)의 6.4%로 최선진공업국인 미국의 8%에 훨씬
뒤지게 된다.

획기적인 이농예방대책이 펼쳐지지 않는 한 농촌의 공동화는 필연적인
현상으로 다가올 것임에 틀림없다. 지금도 60세이상 노령자와 학생등
농촌의 비노동인구가 32.1%나 되는 것을 보더라도 농촌의 일손부족은 더욱
가속화되리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수 있다.

이제까진 영농기계화 추진으로 일손부족을 어느 정도 메워 왔지만
노임상승등으로 인한 영농비의 급등,농산물값의 폭락은 휴경지의 증가를
부채질해 왔다. 지난 10년동안에 영농인건비가 4배나 오른 것을 비롯
전체영농비가 2.5%배 상승했으나 농산물값은 반이상이나 떨어진 품목이
있는등 폭락세를 지속했으니 그럴수밖에 없다.

이러한 여건에서 농촌을 지키려는 농심이 있을리 만무하다. 기회만
주어지면 농촌을 떠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농업의 기업화,농업의 대량생산화가 절실한 것도 이러한 농촌의 실상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

포항제철이 최근 광양제철소의 네덜란드제 자동화유리온실에서 성공시킨
최첨단 과학영농기술은 한국농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주는 서광이
아닐수 없다. 비닐하우스재배때보다 토마토는 17배,카네이션은 3배이상을
수확해 생산성을 극대화할수 있는 길을 열어 보인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그보다는 파종 이식 수확이외의 모든 영농과정,즉 햇빛 온도 습도 급수
시비등을 컴퓨터로 자동제어 처리해 줌으로써 인력을 최소화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시설비를 낮추기 위한 설비자재의 국산화가 이루어지게 되면 컴퓨터영농이
온 작물에 확산되어 한국농업이 소생되리라는 기대를 걸어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