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학은 우리나라에서 CFC(염화불화탄소)대체물질을 생산하고있는
유일한 민간기업이다. 에어컨과 냉장고의 냉매로 쓰이는 HCFC(수소화
염화불화탄소)-22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4천5백t의 HCFC를
생산,국내수요의 60%를 공급했다.

울산화학은 종업원 1백70명,자본금 30억원의 전형적인 중소기업이다.
국내유일의 HCFC제조업체라는 명성에는 어울리지 않는 규모다. 그러나
우수한 기술과 사명감으로 우리나라의 환경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이회사가 CFC대체물질생산에 나선것은 지난 83년부터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가 자체개발한 HCFC제조기술의 상품화를
의뢰하면서 이회사는 우리나라 유일의 대체물질 제조회사로 떠올랐다.

울산화학이 HCFC의 상품화를 맡게된것은 당시로서는 이제품의 주요원료인
불소화합물을 생산하는 몇안되는 회사였기 때문이다. 울산화학으로
독립하기전인 지난 77년부터 현대중공업계열회사로 CFC를 제조했던 축적된
기술을 가진것도 주요원인이다.

이회사는 현재 HCFC의 양산을 위해 연산 1만t규모의 대규모 생산공장을
울산에 건설중이다. 이공장이 금년말께 완공되면 해마다 1만4천5백t의
HCFC를 국내외에 공급하게된다.

폴리우레탄과 폴리스티렌의 발포제로 쓰이는 HCFC-141b 142b의 제조공정도
개발,다음달이면 시험생산에 들어간다. 오는 94년말부터 본격생산할
계획이다.

그러나 울산화학은 겉으로 드러난 이같은 성장과는 달리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 보다 20%낮춘 2백억원으로 잡고 있다. 그동안 국내수요의 대부분을
공급하던 CFC의 생산이 올해부터 규제를 받아 생산량을 1만5천t에서
7천8백t으로 대폭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회사들의 덤핑공세도 매출액을 줄이게하고 있다. 어렵게 기술을
개발해 생산에 나서자 선진국기업들이 가격을 크게 낮춰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해까지 HCFC-22의 국내시장을 90%정도 점유했으나 올해엔 60%로
떨어질 것으로 회사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울산화학은 이같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일의
CFC대체물질개발업체라는 자부심속에 기술개발로 승부를 걸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갖고 있다.

다음달에 한국종합화학과 CFC대체물질을 개발 생산할 회사를 설립한다.
자본금 1천억원규모로 세워질 이회사에 울산화학은 20%의 지분을 갖는다.
국영기업인 한국종합화학이 자본금을 대고 울산화학이 기술을 맡는
형식이다.

이회사의 설립을 계기로 HCFC보다 한단계위인 HFC(수소화불화탄소)를
개발,오는 2000년까지는 양산하겠다는 것이 울산화학의 목표이다. HCFC는
피해범위가 CFC에비해 10분의1에 불과하지만 오존층을 완전히 보호하지
못하는 중간단계의 선진국들은 이때문에 이물질의 사용규제시기를 당초
2030년에서 2000년으로 앞당길 움직임이다.

완전한 대체물질인 HFC의 개발이 늦을경우 국내업계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국내 유일의 대체물질제조업체로서 이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울산화학관계자들은 말한다.

울산화학은 올해 R&D(연구개발)투자액을 매출액의 12%인 25억원으로
잡고있다. 대체물질개발을 전담할 회사가 설립돼 생산할때까지 매년
15%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제품은 질적인 면에서 외국상품보다 뛰어납니다.
우수한 기술진을 적절히 활용하고 지원만 충분하다면 외국기술을 금방
따라잡을수 있지요"김근수사장은 기술만으로 승부를 걸경우 결코
외국회사에 뒤지지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CFC대체물질개발은 우리회사만을 위한 사업이 아닙니다. 후손들에게
더나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누군가가 해야할 일이지요"우리나라
환경산업을 이끌어갈 울산화학에 거는 기대가 더커진다.

<조주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