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산업의 사활여부가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90년 43억달러를 수출,전기전자 섬유에 이어 제3위의 수출실적을
기록하며 세계속에 메이드 인 코리아를 심었던 신발산업이 내우외환의
기로에 처해있다.

해외주문감소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휴폐업과 도산하는 업체가 속출함에
따라 신발업계의 자금난은 최악의 상태에 빠져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 올해는 국내에서 신발산업이 태동한 이래 최대의
격변기가 될것임에 틀림없다.

올해의 고비를 넘기지못하고 침몰하고 말것인지,아니면 뼈를 깎는
노력으로 거듭태어나게될지가 신발산업종사자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커다란
관심거리가 되고있다.

우리나라 신발산업의 활로모색을 위해 한국 신발산업의 현황,그 문제점과
대응책등을 짚어본다.

우리나라 신발산업은 일제통치하인 1919년 대륙고무주식회사가
설립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서울 평양 부산등지에 해방전까지 고무신회사가 70여개까지
늘어났다.

공급과잉으로 통폐합을 거친 고무신회사들은 해방 6.25를 거치면서
구조조정기를 거쳐 58년에는 10여개 공장이 남게되었다.

이때 이미 국제상사 삼화 동양고무(현 화승)등의 업체가 탄생했으며
이들은 동란중 군납용 훈련화공급을 바탕으로 견실하게 성장을 거듭,케미화
포화등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60년대 들어서는 정부의 수출드라이브정책과 월남전특수에 힘입어 65년
4백만달러를 수출하던 것이 71년에 5천만달러,72년에 1억달러를 수출하는등
일취월장을 거듭해왔다.

70년대들어서는 72년 국제상사가 단일공장으로는 세계최대규모인
사상공장을 완공한데다 해외로부터 주문도 폭증,황금기를 구가했다.
미나이키가 삼화와 첫 거래를 시작한 것도 70년대였다.

80년대 들어서는 3고현상으로 89년 수출이 전년보다 5.6%가량 감소한
것외에는 대부분 매년 수출이 늘어 평균 20%이상 성장을 기록했다.

90년 사상최고액인 43억달러를 수출했던 신발산업은 91년들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가격차이로 동남아 중국등지로 떠났다가 90년을 전후해 U턴했던
해외바이어들이 본격적인 생산기지 이전을 추진하면서 주문이 격감했다.

이같은 현상은 91년 하반기들어 본격화,월주문량이 90년에 비해 크게는
절반수준으로 떨어졌고 이에따라 20개내외의 완제품업체,50 60개의
부품업체가 도산했다.

올들어서도 해외주문 감소가 계속돼 나이키 리복 LA기어등 3대바이어의
월주문량이 평균4백만 7백만켤레로 수주가 부진했던 지난해(월평균7백만
9백만켤레)보다도 대폭 줄었다.

이에따라 올해만도 현재까지 31개 완제품업체가 도산했고 7천5백여명이
실직하는 사태를 낳고있다.

나이키는 지난해의 절반인 8개업체에만 주문을 내고있고 리복은 지난해
9개에서 올해는 4개업체에만 오더를 주고있다. LA기어는 빅바이어로서
명성을 잃고 월30만켤레 정도 주문에 그치고있다.

국내 신발산업의 문제점은 크게 대내적인 것과 대외적인 것으로 대별된다.

대외적인 문제점은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해외주문감소 추세이다.

이같은 해외주문감소는 신발최대 수요국인 미국의 신발수요가 다소
줄어든데도 원인이 있으나 그 보다는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주문이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여러번 지적되어온 바와같이 이들국가의 신발생산수준이 일부
고가제품을 제외하고는 거의 국내업체의 수준에 접근하고 있는데다 가격은
국산제품보다 켤레당 3 4달러정도 싸기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대만의 기술력과 본토의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의 결합으로
성장을 거듭,드디어 지난해 상반기에는 8억8천만달러의 혁제신발을 미국에
수출,한국을 제치고 미국시장에서 신발수출 1위국으로 부상했다.

이는 혁제운동화의 미국내 수출국별 시장점유율을 88년과 91년을
비교해보면 쉽게 알수있다.

한국신발산업의 대내적인 문제점은 훨씬더 많다.

OEM구조의 유지에 따른 자체브랜드부족 과도한 임금인상
고부가가치제품개발부진 시설의 낙후 전문인력양성부진 철저한 생산
공정관리실패등으로 결국 원가절감을 못한것이다.

국내 전신발수출의 95%이상이 OEM인 상황에서 독자적인
영업전략이라는것은 있을수 없고 항상 종속적인 생산기지를 벗어날수 없다.

임금의 경우 절대액에서는 크게 높지 않으나 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서고있어 경쟁력상실의 직접요인이됐다.

시설자동화의 경우 아직 대부분의 업체가 큰 관심을 갖지 못하고있으며
8년이상된 기계류가 전체의 43.7%(상공부추정)에 이르고 있다.

또한 공장에서는 원부자재 관리가 제대로 되지않아 원부자재 사용률이
60%대에 머물고 있어 이 분야 손실이 엄청난것으로 지적된다.

생기연의 유헌수교수는 원자재손실만 줄여도 원가를 20 30%까지 줄일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같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것이 소위
산업합리화조치이다.

정부는 올초에 올해부터 오는 95년까지 3년간 모두 2천억원을
지원,신발산업의 시설개체를 유도키로했다.

대상업체는 운동화류 총고무화류 작업화제조업 신발창 신발갑피제조업등
5개업종으로 오는 95년까지 기존시설의 15 20%감축을 목표로 하고있다.

올해 7백억원 93년 7백억원 94년 6백억원이 지원되며 지원금은 시설등록을
마친 업체에 지원된다.

중소기업의 경우 연리 9%의 중소기업구조조정기금이,대기업의 경우
한국산업은행시설자금(연리 12.4%)과 외화대출이 허용된다.

지난4월로 마감된 자금지원 신청에는 모두 35개업체가 2백39억9천만원을
신청했으며 오는 7월1일부터 소진되지 않은 나머지 4백60여억원에 대한
추가 지원신청을 받는다.

부산경제의 상징인 신발산업이 위기를 맞이하자 부산지역 업체들 사이에
신발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태광실업은 총20여억원을 투자,자체공작기계숍을 만들고 신발금형을
직접제작하고 있다. 또 신발을 CAD CAM(컴퓨터지원설계및
생산)시스템에의해 설계 생산해 내고있다.

태광측은 투자초기 한개라인에 소요되는 금형비용이 8백50만원에
이르렀던것을 현재는 1백50만원까지 떨어뜨렸다.

현재 외부에서 구입하는 기존 금형비용이 70만 1백만원대에 이르고 있지만
품질이 조잡해 제품의 고급화를 위해서는 자체개발이 필수적이다.
이회사관계자는 기술개발과 원가절감에 더욱 노력하면 외부구입수준까지
가격을 떨어뜨릴수 있다고 말한다.

대신교역은 1억5천만원을 투입,자재운반 컨베이어를 설치해 인력을 상당수
절감할 수 있었다.

화승은 주문감소에 따른 감량경영의 일환으로 (주)화승 화승산업
화승통상등 3개 계열사를 합병,OEM 생산시설을 일원화했고 국제상사도 최근
경기도 용인군 소재 연수원을 매각,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신발관계자들에 의해 회자되는 말인 "인류가 있는 한 신발산업은
영원하다"를 굳이 재론할 필요는 없다. 다만 "국내신발산업을 이대로
수출한국의 역사 속에 묻어버릴수는 없다"는데 업계 정부 근로자의 시각이
일치한다면 한국의 신발산업은 회생의 길을 찾을수 있다는게 뜻있는
사람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선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