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중의 하나가 기술낙후이다. 이것이
대외경쟁력을 약화시켜서 무역적자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이로
인해 일본으로부터 부품 소재 설비등 수입이 급증하여 전체무역적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등 한국경제의 고질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같은
품목들에 대한 기술개발및 국산화야말로 한국경제의 최대 과제인 셈이다.
정부및 업계가 대일의존품목의 국산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우리의 이같은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 바로 일본업계이다.
우리업체가 막대한 자금과 기술개발노력을 거쳐 어떤 품목을 국산화하면
경쟁관계의 일본업체에선 자기나라 제품을 덤핑판매하여 우리국산화제품의
판로를 차단하는 것이다. 판로가 없으면 기업은 설 자리를 잃는다. 즉
대일의존품목의 국산화계획이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것은 구조고도화를
지향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중대한 걸림돌이다.

국산개발품목에 대한 일본업체들의 덤핑수출공세는 종종 말썽이 되어온
일이다. 상공부는 이미 일본에 대해 저가수출 16개품목의 경위조사와
개선대책을 요청해 놓고 있다. 그런데 이들 이외에도 38개 국산화품목이
일본제품의 저가공세로 타격을 받고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있다.
이것은 대일의존품목에 대한 국산화노력이 확산될수록 일본업계의
저가수출공세도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어떤 품목은 종전가격의
절반으로 덤핑하고 있다니 의도적이라고 볼수밖에 없다.

이는 일본업계가 한국시장을 계속 지배하려는 술책이며 한일무역불균형을
심화시켜 공동번영에 역행하는 처사이다. 일본재계는 지금 세계적 비판에
부딪쳐 경쟁방식에 대한 반성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니회장
성일소부씨의 논문을 계기로 코스트조건을 세계적 룰에 맞춰야 하며,국제간
산업협력을 해야하고,시장점유율위주를 지양하고,글로벌 파트너십의
신질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시장지배가 아닌 공생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그같은 일본재계의 움직임을 환영하고 있는 바인데 막상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시장에서 그와는 정반대의 시장지배를 획책하고 있으니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정부는 일본에 이의 시정조치를 강력히 요구해야
하며 일본재계도 지금 논의되고 있는 공생정신을 한국시장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덤핑방지및 피해구제조치등 국내대책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