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정보화사회가 될것이라는 것이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인식이다. 정부도 이같은 인식에 바탕하여 1가구1단말기보급등
정보화시대에 대비한 의욕적인 청사진을 펼치고있다. 정보화시대에선
정보가 물질보다 더 중요한 자원이 된다. 물적 상품이나 생산체제도
정보의 지원이나 내재없이는 고도화될수 없게 된다. 이래서 지금
선진국에선 정보산업이 빠른 기세로 진척되고 있다. 한국도
중진국으로서는 이 부문에서 비교적 앞선 기반을 갖고 있다.

그런데 정보화시대는 굴뚝산업시대의 개념으로는 대응할수 없다. 한국의
정보산업이 부닥친 어려움이 이 점에 있다. 컴퓨터등 하드웨어엔 막대한
돈을 쓸어넣으면서도 막상 그것을 움직이고 활용도를 높여주는
소프트웨어는 공짜인것처럼 인식하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없는 하드웨어는
고철덩이와 다름없다는 사실이 외면되고 있는 것이다.

한은이 정보처리업계가 사업상 수취한 상업어음을 할인해줄수 없다고
해석한것은 금융의 중추인 중앙은행마저 굴뚝산업시대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은에선 소프트웨어는 유형자산으로 보기
어려우며 뚜렷한 물적 거래라고 볼수 없으므로 할인대상에 포함시킬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는 관련규정을 너무 도식적으로 해석한
것이며 현재의 산업추세를 반영하지 못한 유감스러운 일이다.

손으로 만드는 것만 상품이고 머리로 만드는 것은 상품이 될수 없다고
하면 한국의 정보산업은 존립하기 어렵게 된다. 지적가치를 부가하여
성립되는 첨단산업도 설자리를 잃게 된다. 자동화설비만 해도
소프트웨어를 빼면 무용지물로 전락한다. 컴퓨터라는 하드웨어보다도
소프트웨어의 자산가치가 더 커지고 있는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현재 한국과 선진국간의 무역마찰은 지적재산권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이는 지적재산권이 산업의 우열을 가름하는 중요요소라는 증거이며 아울러
이부문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이 부문에서 발생한
상업어음은 할인도 해주지 않는 푸대접을 받는다면 어떻게 정보산업이
육성될수 있을 것인지 묻지 않을수 없다.

물론 은행측으로서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가치판단능력부족과 이에따른
혼란등을 우려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로인해 정보산업발전을 저해할
할인거부를 언제까지나 정당화할수는 없다. 머리로 만드는 상품을 제대로
대접하는 조치가 하루속히 강구되기를 기대한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