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의 편법적인 고객자산운용이 고객들의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한
요인이 되고있어 투신정상화조치를 계기로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고객이 맡긴 자금의 일부를 단자사와 증권금융등을 통해 싼이자로
우회대출하는 형식을 빌려 투신사가 회사자금으로 쓰고있기 때문이다.
투신사가 사정이 어렵다고하여 고객의 자산을 실세보다 낮은 금리로
이용하고있다는 것은 투자자들 입장에서 볼때 용납할수 없는 일이다.

한국 대한 국민등 3대 투신사가 현재 우회대출하고있는 자금은 총수탁고
24조원의 15%인 3조6천억원에 달하고있다.

3대투신사들은 이 자금을 단자사와 증권금융등에 실세금리보다 낮은금리로
빌려주고 다시 이를 낮은 금리로 대출받아 회사자금으로 쓰고있다.

단자사를 통한 우회대출금리는 연15%이며 증금을 통한 금리는 연13%이다.

회사채의 실세금리가 17%에 이르고 있는점을 감안하면 고객자산이 상당히
낮게 운용되고있는 셈이다.

투신사는 우회대출을 통한 회사자금 이용이 증시는 물론 국민 경제적
차원에서 불가피했다고 강조하고있다.

투신사들은 신탁자산의 편법운용은 증시침체로 수익증권 환매가
본격적으로 일어난 지난 90년3월부터 시작됐다고 밝히고있다.

수익증권의 환매가 잇따르면서 투신사로서는 유동성 자산규모보다 훨씬 더
많은 현금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유가증권투자를 줄이는 대신 유동성자산의 규모를 늘려오며
고객자산의 편법운용이 확대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유동성자산이란 환매준비금으로 수익증권 투자자인 수익자들이 중도에
수익증권을 투신사에 매각할 경우에 대비해 준비해놓은 돈이다.

일반적인 환매준비금의 운용비율은 주식형수익증권및 단기공사채형상품이
10%이상이며 장기공사채형상품은 5%이상이다.

즉 고객이 맡긴 자금가운데 대부분은 주식 공사채등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5 10%정도는 현금성 자산으로 운용하고있다.

그런데도 투신사들의 유동성 자산 운용이 문제점으로 부각되는 이유는
적정선을 넘어선 과다한 규모임은 물론 저리로 우회대출하여 투신사가
자기자산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사실은 증권투자신탁업법의 명백한 위반이다.

증권투자신탁업법 29조는 투신사가 고유자산을 위하여 신탁재산을
이용하지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투신사는 환매가 쇄도하여 유동성자산이 모자랄 경우 수익증권의
일부를 해지,주식 또는 공사채를 매각하는 방법으로 현금을 조달할수있다.

그러나 이처럼 신탁자산내 유가증권을 시장에 내다 팔면 증시폭락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 투신사들의 주장이다.

이는 신탁자산에 있는 유가증권의 가격하락으로 나타나 결과적으로는
수익자에게 더 큰 손실을 안겨준다는 것이 투신사의 설명이다.

투신사들은 실세보다 낮은 우회대출로 수익자들이 입은 손실은
얼마되지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90회계연도(90년 3월 91년4월)에 3대 투신사들이 콜론으로 운용한
현금규모는 1조3천8백73억원으로 금리는 장내콜금리와 장외클금리의
평균치인 13.3 14.0%로 운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91년5월 콜시장통합과 함께 시장실세금리로 운용되고있어 지금은
신탁수익률에 영향이 없다고 투신사는 설명하고 있다.

또 연13%인 증금 어음의 운용규모는 연평균 9천억원으로
회사채발행평균수익률인 16.26%를 감안하면 차액은 2백93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신탁재산에 미치는 수익률은 연0.13%낮아지는데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밖에 투신사들은 환매가 들어올경우 증시상황을 고려해 환매도래 즉시
신탁재산을 해지하지않고 고유자산으로 떠안은 주식이 1개사당
6천억원정도로 이로인한 차입금이자 9백억원 주식평가손 2천1백60억원등
모두 3천억원의 순손실을 입고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5월말 현재 2조원가량인 증권금융의 매입어음은 조만간
한은특융으로 대체돼 대폭 감소할것으로 보고있다.

또한 정부가 특융지원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통화채를 배정해도 큰문제가
없다고 밝히고있다.

증금어음과 통화채의 수익률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탁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것이 투신사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콜론의 통화채 전환분만큼은 수익률이 다소 하락할것으로
예상하고있다.

고객자산의 편법운용에 대한 투신사들의 입장을 이해한다해도 이는
어디까지나 투신사 입장일뿐 재산을 최대한 늘려달라고 자금을 맡긴
고객들로서는 투신사에 대한 불신이 깊어질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