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처한 위치와 상황에 맞지 않는 황당한 발언을 하는 것을 두고 정치권 등 세간에서는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말한다. 유체이탈을 학술적으로 표현하면 자기상환시(자기 위치 환각)라고 한다. 자신을 외계에서 마치 제3자처럼 느끼는 환각인데, 주로 정신질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이다.인간의 뇌엔 자신이 처한 위치를 인식하는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능을 담당하는 세포가 있다. 주로 해마에 분포하는 격자세포다. 사람이 특정 장소로 이동하는 동안 그 경로를 따라 뇌 속 격자세포들이 차례로 활성화된다. 격자세포는 해당 공간(좌표) 내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기억할 때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문혁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올라프 블랑케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다중감각 가상현실(VR) 기술 등을 이용해 자기상환시를 유도하고, 이때 나타나는 뇌 속 격자세포 변화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기존에 격자세포 연구는 두개골을 열고 전극으로 세포를 자극해 활성을 연구하는 방법밖에 없었다.연구팀은 인체를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 호환 VR 등을 사용해 여러 위치와 방향으로 자기상환시를 유도했다. MRI 호환 VR은 MRI 스캔을 하면서 VR 효과를 주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격자세포의 변화를 분석한 다음 이를 각 피험자의 환각 경험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대조했다. 설문 결과는 MRI 신호 데이터와 일치했다. 환각을 느꼈다고 응답한 피험자의 경우 VR 조작 수준과 격자세포 활성에서 유의미한 정비례 관계가 나타났다. 임상시험은 스위스 느샤텔병원이 담당했다.KIST 관계자는 “여러 신
이수형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김종화 전 금융결제원장이 1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에 추천됐다.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조윤제·서영경 위원의 후임이다.한은은 이날 기획재정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이 교수와 김 전 원장을 각각 추천했다고 밝혔다. 임명권자는 대통령이다. 이들은 소정의 임명 절차를 거쳐 다음달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부터 기준금리 결정에 참여하게 된다.이 교수는 숙명여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재정경제부(현 기재부) 국제금융국 사무관으로 8년간 근무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세계은행 컨설턴트, 서강대 경제학과 부교수 등을 지냈다. 2017년 다산 젊은 경제학자상을 수상했다.김 전 원장은 부산 동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82년 한은에 입행해 30년 넘게 한은에서 근무한 ‘한은맨’이다. 한은 국제국장, 국제담당 부총재보를 지냈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시장에선 이 교수와 김 전 원장을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 성향의 인사로 평가하고 있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라고 평가받는 조윤제·서영경 위원이 떠나는 자리를 이들이 대체하면서 금통위 구성이 다소 비둘기적으로 변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얼마간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강진규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TSMC 설립자인 모리스 창 전 회장이 쑨원 훈장을 받았다. 쑨원 박사 훈장은 국가 원수가 아닌 사람에게 수여할 수 있는 최고의 훈장이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타이베이 총통궁에서 훈장 수여식을 열고 창 전 회장에게 훈장을 수여했다.차이 총통은 “창 회장의 뛰어난 비전으로 창업한 TSMC 덕분에 대만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창 전 회장은 “39년 전 회사를 설립하면서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업체를 만들고자 했던 열망에 정부의 반도체산업 지원 노력이 합쳐진 것”이라며 “TSMC는 자유무역의 혜택과 함께 성장해 왔지만 최근 자유시장 정책이 도전에 직면해 있어 회사의 새로운 리더에게 높은 수준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올해 92세인 창 전 회장은 중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갔다.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했다.이를 바탕으로 1980년대 후반 TSMC를 설립해 대만을 반도체 강국으로 세운 뒤 2018년 현직에서 은퇴했다.이현일 기자